여론 들끓는데 KBS '최철원 폭행' 조용

2010. 11. 3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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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뉴스선 단신, 자정뉴스는 침묵…MBC "부끄러운 일" SBS "참 기가 찰 노릇"

[미디어오늘 최훈길 기자]

최철원(41) 전 M & M 대표가 50대 노동자를 폭행해 논란이 되고 있지만, KBS는 이 사태를 주요 뉴스에서 단신 처리하거나 침묵하는 등 소극적인 보도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타 방송사들이 주요 뉴스로 전하고 있고 신문사들도 사설, 만평, 기사 등으로 주요하게 보도하고 있는 반면, 정작 공영방송사인 KBS는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29일 KBS, MBC, SBS 저녁 메인뉴스를 분석한 결과, KBS는 < 뉴스9 > 33번째 '간추린 단신' 코너에서 "서울지방경찰청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이자 한 물류업체의 전 대표인 최철원씨가 고용문제로 시위를 한 탱크로리 기사를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하고 '매 값'이라며 2천만 원을 건넸다는 주장이 제기돼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고만 밝혔다. 특히 KBS는 당일 밤 11시 방송하는 KBS < 뉴스라인 > 에선 관련 뉴스를 전하지 않았다.

▲ 29일자 MBC 뉴스데스크.

이같은 KBS 보도는 타방송사의 보도와 대조적이었다. MBC는 11번째 리포트 < 1대에 100만 원씩? 재벌2세 '매 값 폭행' 수사 착수 > 에서 "한 대에 100만 원씩이다, 지금부터. 그러면서 야구방망이로 힘차게 내리쳤다"는 피해자 유홍준씨, "사실은 2천만 원어치 안 맞았어"라는 M & M 임원, "돈이면 다 해결된다 하는 것은 우리가 보기에는 상당히 부끄러운 일"이라는 시민 인터뷰를 함께 전했다. MBC는 이날 밤 12시에 방송하는 MBC < 뉴스24 > 5번째 리포트 < 재벌 2세가 폭행한 사건 수사 > 에서 관련 보도를 이어갔다.

SBS는 앵커들이 이번 사태를 촌평해 눈길을 끌었다. 김소원 앵커는 < 8뉴스 > 17번째 리포트 < 매 한 대에 100만원?…재벌 2세가 노동자 '폭행' > 에서 "한 대 맞을 때마다 1백만 원이라 했다는데, 참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말했다.

▲ SBS 8뉴스.

이어 편상욱 SBS < 나이트라인 > 앵커도 이날 클로징멘트에서 "한 재벌2세가 야구방망이로 노동자를 무참히 때리고 매값으로 수표를 줬다고 합니다. 돈이면 다른 사람의 인격도 살 수 있다는 재벌 2세의 그 발상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라며 "사건은 이제 경찰로 넘어갔습니다. 경찰이 정부가 강조하는 대로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길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SBS도 < 나이트라인 > 6번째 리포트 < 매 한 대에 100만원?…재벌 2세가 노동자 '폭행' > 에서 관련 보도를 이어갔다.

한편, 30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경향 국민 동아 서울 세계 조선 중앙 한겨레 한국) 모두 관련 보도를 했다. 특히 국민일보는 사설 < 매타작하고 '폭행값' 준 재벌가 2세 > 에서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최씨 측이 유씨를 폭행하기 10일 전쯤 차량 시위 등을 벌인 유씨를 상대로 7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는 점"이라며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안긴 것도 모자라 미리 손배소를 제기해 유씨에게 준 돈 7000만 원을 되찾겠다는 얄팍한 술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 30일 경향신문 박순찬 화백 만평.

국민은 "서울경찰청은 가해자로 지목된 최씨는 물론 위압적인 자세로 현장을 지켰던 임직원 7~8명의 폭행 가담 여부를 확실하게 밝혀내야 한다"며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뒷말이 없길 바란다"고 논평했다.

한겨레 9면 머리 기사 < "한대에 백만원"…재벌2세가 노동자 팼다 > 와 관련 기사 < 최철원은 누구 > , 경향은 10면 머리 기사 < 재벌 2세 "매 한 대에 100만원씩" 노동자 폭행 > 과 김용민 박순찬 화백 만평을 실어 타사보다 많은 보도를 했다. 상당수 언론이 이번 사태를 보도 하며 '재벌 2세'라는 표현을 사용한 반면, 동아일보·세계일보·중앙일보·한국일보는 이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고, 이중 중앙일보는 기사 제목에서 "기업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한편, 다음 '아고라' < 최철원의 구속을 요구합니다 > (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100654) 서명은 이틀째 3만 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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