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사 '벼랑 끝 대치'.. 청와대,김인규 사장 임명강행

이호준기자 2009. 11. 2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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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총파업·출근 저지 투쟁"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노조의 총파업 선언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시절 언론특보를 지낸 김인규 전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을 신임 KBS 사장에 임명함에 따라 KBS 노사 간 대치가 벼랑끝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KBS노조 "김인규 출근 저지"

KBS 노조가 23일 김인규 신임 사장 반대 총파업을 결의하기 위해 소집한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향후 투쟁방향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김문석기자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KBS 이사회에서 올린 사장 임명 제청안에 서명함으로써 임명을 재가했다"며 "이는 김인규 후보자를 KBS 사장에 임명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특보 출신 사장 임명을 강행하면서 노조 분위기는 '더이상 대화나 타협은 의미가 없다'는 분위기다.

KBS 노조는 이날 오후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오는 26일부터 1주일간 파업 찬반 투표를 한 뒤 내달 3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노조는 또 취임 첫날인 24일 새벽 서울 KBS 본관 앞에서 전 조합원 비상총회를 열고 김 사장에 대한 출근 저지투쟁도 벌여나가기로 했다.

특히 노조가 23일 발행한 특보에서 '사장 선출 과정에서 김 후보 캠프로부터 입수했다'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김인규 신임 사장의 '뉴KBS 플랜'을 공개하면서 KBS 노사 양측은 취임 전날부터 심각한 파열음을 예고했다.

노조는 특보에서 "뉴KBS 플랜에 따르면 (김 사장이)정권에 대한 비판과 감시 기능을 해온 PD 시사 고발기능을 고사시키는 등 PD 개혁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고 라디오본부 폐지, 기술직군 구조조정 계획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특히 "김 사장이 지난 19일 사장 후보자 면접 당시 (예전 서울대 동창회보를 통해)'PD 300명을 들어내도 문제가 없다'고 한 발언에 대해 '소신에 변화가 없다. 그대로 하겠다'고 밝혔다"며 민감한 뇌관을 건드렸다.

노조는 이어 "김 사장이 KBS 노조가 경고한 총파업에 대해서도 조합 측에 '노동조합을 밀고 KBS로 들어가겠다'고 밝힘으로써 조합원의 낙하산 저지를 짓밟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며 총파업 투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인터넷언론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조의 주장은 100%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사장후보 면접 과정에서 PD저널리즘과 기자저널리즘의 통합을 얘기했을 뿐 구조조정 얘기는 하지 않았고 라디오본부, 기술본부 구조조정도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노동조합을 밀고 들어가겠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한 달 전쯤 노조 부위원장과 가진 사적인 자리에서 '누가 사장이 되든지 들어가지 않겠냐'고 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김 사장이 노조의 주장을 정면 부인했지만 KBS 사내 구성원들은 '낙하산 사장 저지'라는 명분에 동의하며 속속 연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총파업의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앞서 KBS PD협회와 사원행동 등은 이병순 전 사장 퇴진에 대한 이견으로 노조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김 후보자 문제에 대해서는 "퇴진 투쟁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KBS 사원행동 양승동 공동대표는 "노조가 전면투쟁에 나선 만큼 한목소리로 힘을 실을 것"이라면서 "다만 노조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가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어서 24일부터 시작되는 출근 저지투쟁이 노조의 진정성을 시험해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호준기자 hjlee@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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