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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실험에 속아 넘어간 英유력언론

연합뉴스 | 입력 2009.05.12 09:51 | 수정 2009.05.12 09:58 | 누가 봤을까? 40대 남성, 전라

 




(더블린 AP=연합뉴스) 아일랜드의 한 대학생이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올린 가짜 정보를 영국의 유력 언론이 인용해 기사화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더블린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는 셰인 피츠제럴드(22)는 지난 3월 말 프랑스의 작곡가 모리스 자르가 별세했다는 소식을 TV에서 접한 뒤 온라인 오픈소스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 자르가 생전에 한 발언을 가장한 가짜 정보를 올렸다.

"사람들은 나의 삶 자체가 하나의 긴 영화음악이었다고 얘기할 것이다. 음악은 내 삶이었고 인생의 활력소였으며, 사람들은 내 음악으로써 나를 기억할 것이다. 내가 죽을 때 내 머릿속에서는 나만이 들을 수 있는 최후의 왈츠가 연주될 것이다."

피츠제랄드가 15분 만에 '뚝딱' 지어낸 말이다. 위키피디아에 자르가 생존에 했던 말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 착안한 것.

그는 사실 대학에서 정보가 전 세계에 얼마나 빨리 퍼질 수 있는지를 주제로 연구 중이었다.

피츠제랄드는 자신의 이같은 '실험'이 뉴스를 빠르게 생산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는 기자들이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얼마나 이용하는지를 살펴보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기자들과 블로거들이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다는 것. 가디언 등 영국의 유력언론은 물론, 호주, 인도 등의 기자와 블로거들이 모두 자신이 올린 자르의 가짜 발언을 사실인양 기사화했다.

다른 위키피디아 사용자들은 자신이 올린 글의 출처가 분명치 않다고 여겨 글을 두 차례나 삭제했지만 언론은 가짜글에 속았다고 피츠제랄드는 말했다.

심지어 글을 게시한 지 한달이 지나도록 아무도 자신의 사기극을 알아채지 못해 황당했던 피츠제랄드는 해당 언론사에 메일을 보내 사실을 이실직고하기에 이르렀 다.

그는 "내가 나서지 않았다면 그 인용구는 모리스 자르가 했던 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며 "별다른 이의제기 없이 언론에 수차례 오르면 그 내용이 사실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언론들이 웹사이트에서 기사를 삭제하거나 수정을 한 대신 영국의 유력지 가디언은 칼럼을 통해 공식적인 유감을 표시했다.

피츠제랄드는 지금까지 실수를 인정한 곳은 가디언 외에는 없고, 다른 언론사들은 오히려 자신을 오보의 당사자로 지목하며 비난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언론은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를 그대로 게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의 독자란 에디터 시오바인 버터워스는 지난 4일자 칼럼에서 실수를 인정하며 "이 이야기의 교훈은 기자들이 위키피디아를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아니라, 믿을 만한 출처를 추적할 수 없을 경우에는 찾아낸 정보를 사용하면 안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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