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알고보니 '조중동 방송' 속셈

최훈길, chamnamu@mediatoday.co.kr 2009. 3. 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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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방송' 논란 피해 '조중동 방송' 고수…협상 결렬돼 의장 중재

[미디어오늘 최훈길]

여야가 1일 언론법 등 쟁점법 처리를 둘러싸고 협상을 벌였지만, 법안 처리 시한을 두고 입장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한나라당은 대기업의 방송 진출에 대해선 양보안을 마련했지만, 신문의 방송 진출에 대해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현재 여야는 국회의장 중재로 막판 타협을 모색 중이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후 3차 협상이 끝난 뒤 "쟁점은 미디어관련법안의 처리 시한을 못 박을지 않을지 한 가지로 좁혀졌다"며 "우리는 처리 시한을 분명하게 못 박자고 했는데, 민주당은 처리 시한을 못 박지 말자고 했다"고 말했다.

▲ 정세균 민주당 대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오른쪽부터) ⓒ연합뉴스

박병석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한나라당은 사회적 논의기구를 두되 6개월 안에 국회처리를 끝내자는 것이었고, 민주당은 '(사회적 기구를)6개월까지는 안 가도 좋다 4개월까지라고 줄여 줄테니 국회 처리 문제는 국회법 절차에 따라서 (상임위원회에서)처리하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언론법을 6개월 내)끝내려면 직권상정 않겠다는 것을 약속하자'고 했"지만 한나라당은 이를 거부했다.

이번 협상 결과로 드러난 것은 여당이 '경제살리기'를 주장했지만 실상은 민생법안 처리보다 언론법 처리를 주요 쟁점으로 삼은 것이다. 박병석 의장은 "경제민생 관련법은 지금 당장이라도 한나라당이 주장했던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어서 밤을 새워서라도 합의를 하고 내일 상임위를 거쳐 모레 본회의를 통과시키자"고 했지만 "(한나라당이)어느 것 하나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주목할 점은 한나라당이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신문이 올해 안에 방송에 진출하는 것을 고집한 점이다. 한나라당은 애초 1차 협상에서 '재벌 방송' 논란이 됐던 대기업의 방송 진출 지분을 0%까지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병석 의장은 "처음에 그 제안이 왔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재벌의 방송 지분을 줄이는 수정안도 검토 중이지만, 신문의 방송 진출에 대해선 양보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특히 박희태 대표가 2차 협상에 들어 강경한 입장으로 변한 것이 주목된다. 박병석 의장은 "(사회적 합의 기구 관련)4개월 제안을 박희태 대표가 먼저 했다. 그런데 갑자기 2차 회담에서 6개월로 늘려도 좋으니 다 끝내자고 제안했다. 거기서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1차 협상과 2차 협상 과정에서 박 대표의 입장 변화가 있던 셈이다.

이날 한나라당은 2차 협상에 들어가기 앞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당 지도부 입장을 모은 바 있다. 박병석 의장은 여당 내 강경파를 겨냥하며 "이렇게 깨지는 것은 한나라당 범여권 일부의 강경 매파가 국민의 뜻을 저버리고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세력의 결집에만 집착"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김형오 의장은 이날 밤 10시30분께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 선진과창조의모임 문국현 원내대표 등과 협상 중재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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