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가 참여자 되는 '대안적 생중계' 뜬다

2008. 6. 2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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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지원 기자]

28일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08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김진석 나우콤 아프리카사업부장이 '촛불집회와 인터넷방송 Afreeca'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남소연

누리꾼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끈 촛불집회 현장 생중계의 인기 비결은 '컴퓨터의 게임전략'이 방송에 적용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인터넷에 대한 접근을 기성 미디어의 관점에서 보는 방식은 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마이뉴스> 주최로 27일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누리꿈스퀘어빌딩 국제회의실에서 '촛불2008과 미디어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4회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영상 발제를 한 진중권 겸임교수(중앙대 독문과)는 "'칼라TV'가 이번 촛불집회 보도에서 특별한 인기를 끌었던 원인이 중계방식에 무의식적으로 '컴퓨터의 게임 전략'이 적용되었기 때문"이라면서 시청자들과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는 기존의 방송과는 다른 대안적 현장 생중계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촛불집회 내내 '칼라TV' 중계 사회자로 활약했던 진 교수는 "생중계에서 진행자는 슈퍼마리오와 같은 게임의 캐릭터처럼 친근감을 주는 만화적 이미지로 받아들여지며 이는 연출되지 않은 핸드 핼드 카메라 화면의 촉각성과 함께 방송의 몰입도를 높여 시청자를 참여자로 변화시켰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시청자들은 더 이상 복제 이미지를 수신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이미지의 원본인 현실에 대한 개입을 원하며 그에 따라 방송이 게임 속 상황을 제어하는 컨트롤 패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 것"이라 분석했다. 가령 '특정인과 논쟁을 하라'거나, '어디로 가라'거나, '시비가 붙었으니 가서 말려 달라'는 취재 지시가 "채팅창이나 포털 사이트의 게시판을 통해 네티즌들이 촬영 팀에게 바로 내려지고, 이것이 즉각 실행된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진행자이자 시위 참가자, 중재자의 역할을 동시에 한" 자신의 사례를 들어 "진행자가 하나의 캐릭터가 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리포터가 현실에 개입하는 것은 전통적 보도의 원칙을 깨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리포터가 동시에 참가자가 되면 심리적 동화가 일어나 현실에 대한 비판적 거리를 잃어버릴 수 있다"면서 "가끔 부정확한 보도, 편파적 판단을 낳을 수 있다"고도 했다.

이종호 <오마이TV> 방송팀장은 "생중계가 큰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청자 또한 "독자들의 지적 수준과 전문성이 기자들에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본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빨리 직접적으로 보고 판단하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중계를 본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독자들이 직접 판단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을 보여 주려고 한다"면서 다른 생중계와 차별되는 <오마이TV>의 특징으로 '불친절'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이 팀장은 "생중계의 큰 어려움은 네트워크 비용"이라며 "자발적 시청료로 1억5천만원을 내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인터넷은 더 이상 도구가 아니라 실제"

28일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08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김진석 나우콤 아프리카사업부장이 '촛불집회와 인터넷방송 Afreeca'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남소연

동영상 서비스업체 '아프리카'의 김진석 사업부장은 "인터넷에 대해 몇 가지 오해가 있다"고 전제하고, "인터넷에 대한 접근을 기성 미디어의 관점에서 보는 방식은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포털의 여론조작 가능성에 대해 "'인터넷 여론은 포털 직원의 여론'이라는 말은 틀렸다"며 "인터넷 여론을 포털 직원이 조정할 수 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인터넷은 더 이상 도구가 아니라 실제"라며 "현실의 짜임새가 디지털화 되어 인터넷에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촛불이 어떤 식으로 정리된 후라 하더라도 없었던 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미디어적 측면에서 앞으로 어떤 변화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총체적으로 접근하는 시도로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에서 촛불문화제 1인 생중계를 하고 있는 나동혁 라쿤 BJ는 "언론의 수박 겉핥기 식의 태도와 자의적 해석을 보고 직접 객관적인 현장 전달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중계를 시작하게 됐다"고 중계를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나씨는 개인적인 어려움에도 거의 매일 집회를 중계하는 이유에 대해 "현장에서 한 대의 카메라라도 있다면 시민에 대한 불법적인 행동이 좀 덜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며, "시민을 보호하는 완충제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28일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08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나동혁 라쿤 방송 BJ가 촛불집회 현장에서의 1인 생중계 경험을 바탕으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남소연

발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1인 미디어에 의한 대안적 현장 생중계의 지속가능성과 공정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이와 관련 조대희 칼라TV 총괄PD는 "기술적인 문제는 점차 해결될 것이고 내용적으로 어떤 컨텐츠를 생산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김진석 아프리카 사업부장은 "대안적 현장 생중계가 정치적인 이슈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이의 운동회를 개인 방송으로 볼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밖에 대안적 생중계의 사실 전달과 언론으로서의 공정성에 대해 다양한 해결 가능성이 논의되었으나 일부 시민 참가자들은 그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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