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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광우병 위험물질' 보도 회피하나

미디어오늘 | 최훈길, chamnamu@mediatoday.co.kr | 입력 2008.05.16 09:11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정부, 광부병 위험 물질 수입"

[미디어오늘 최훈길 ]



"언론 보도 보면 말이 달라 헷갈려요" 최근 쇠고기 관련 신문 보도를 보고 기자에게 물어온 질문 중 하나다. 문제의 원인은 언론이 사실 보도를 제대로 안하는 데 있다. 16일 아침신문에도 편집, 인용 등을 교묘히 해 독자를 혼동시키는 대표적인 기사가 보도됐다.

"사골곰탕, 꼬리곰탕,수육과 관련된 부위가 위험 물질에서 제외된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새 수입 위생조건에서 정의한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의 범위는 국제수역사무국에서 정한 기준보다 후퇴했다'며 '미국에서는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로 먹을 수 없는 일부 부위를 이번 협상안에는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이 아닌 것으로 분류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1면 기사 < 정부, OIE 교역금지 부위도 수입 허용 > )

"미국 국내 소비용과 한국 수출용은 같은 것인데도 일부 언론과 정치권이 다른 것처럼 의혹을 제기해 국민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 … 한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본문 1조 및 부칙2항)에는 한국에 수출되는 쇠고기가 '미국 연방 육류 검사법에 기술된 대로 소의 모든 식용 부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미국 국내용과 수출용이 같은 것임을 수입조건에 명문화한 것이라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조선 4면 기사 < & quot;등뼈 위험부위는 한국에 안들어온다" > )

쟁점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시 미국과 달리 한국에 특정 위험물질이 수입되느냐 여부다. 쟁점을 두고 한겨레와 조선은 농식품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서로 정반대의 사실을 얘기하고 있다. 과연 어느 것이 '진실'에 가까운 정보일까.

이날 아침신문에는 쇠고기 논란과 관련해 일부 언론이 교묘히 편집을 해 사실을 왜곡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다음은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6일자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 주미대사, 사전 통보 의혹 >
국민일보 < '신이 내린 직장' 개혁 정지작업 >
동아일보 < '공기업 비리' 사흘새 4곳 압수수색 >
서울신문 < '검역주권' 추가협상 추진 >
세계일보 < 북에 식량 제공 의사 전달 >
조선일보 < 초중고 학교별 성적 내년부터 인터넷 공개 >
중앙일보 < 18대 국회의원 10명 중 7명 "증세 반대" >
한겨레 < 정부, OIE 교역금지 부위도 수입 허용 >
한국일보 < mb반성의 정치 >

한겨레 "정부, OIE 교역금지 부위도 수입 허용" … 조선 "위험부위 안들어온다"
한겨레는 기사 < 정부, OIE 교역금지 부위도 수입 허용 > 에서 "우리 정부가 미국과 맺은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에는 척주의 경우 꼬리뼈, 경추·흉추·요추의 횡돌기와 극돌기, 천추의 정중 천골능선과 날개는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에서 제외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수역사무국의 기준에서 광우병 원인물질이 축적될 위험이 커 교역금지 품목으로 규정된 부위가 국내에 수입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조선일보는 정반대의 얘기를 하는 것일까.

이날 조선일보 기사 < & quot;등뼈 위험부위는 한국에 안들어온다" > 를 구체적으로 보면 정부 발언을 검증해 보지 않고 그대로 옮겨 보도했다. 한겨레는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의 박상표 정책국장 등의 인용을 했지만 조선의 경우 농식품부 관계자 말을 4번 이상 '친절히' 기사에 제시했고 제목도 정부 발표를 그대로 옮겨 뽑았다.

좀 더 사실 관계를 찾아보면 문제의 원인은 정부가 위험 물질에 대한 제대로 된 해명을 하지 못하고 특정 언론의 보도에 의존하는데 있다. 지난 14일 최성 민주당 의원이 낸 보도자료를 보면 "최 의원이 수차례 요구한 '미국산 광우병 위험물질의 한국 수입 합의 사실'에 대해 (농림식품부는)전혀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최 의원은 "영국에서는 흉추의 횡돌기까지도 반드시 제거하도록 의무화되어 있는데 한국정부는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농림식품부가 위험 물질을 허용한 것은 미국의 '수출 편의'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겨레는 3면 기사 < 농심품부 "알고도 허용"…'미 수출편의' 고려 가능성 > 에서 "미국으로서는 문제의 부위들이 꼬리뼈나 티본스테이크, 안심, 수육 등을 수출할 때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검역에서 불합격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아예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에서 제외해 손쉽게 수출하려 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 "농식품부, 쇠고기 수입 대책 마련 못해"
농식품부의 현재 사정에 대해 조선은 4면 기사 < 농림수산식품부, 하루하루 버티기 > 에서 "15일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정부 과천청사에서 만난 농림수산식품부 고위 관계자 얼굴은 울상에 가까웠다. 그는 '(장관이) 쇠고기 고시를 연기하겠다고 말은 했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마련된 게 하나도 없다. 이제부터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재 농식품부가 제대로 된 쇠고기 수입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농식품부 뿐 아니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도 쇠고기 논란에 가세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지난 4일, 14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 실무자들을 불러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 미국산 쇠고기만을 수입하겠다'는 민간 수입업체의 대국민 성명서를 제시하고 서명하게 했다는 것이다. 문제가 있는 수입 축산물을 잡아내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오히려 성명서를 미리 작성하고 업체에 서명 압력을 놓은 셈이다.

한겨레는 1면 기사 < 민간 '미 쇠고기 성명서' 정부 기관이 문안 작성 > 에서 "성명서 내용에는 '쇠고기 수입에 따른 국민 불안감 증폭에 즈음해 안전한 쇠고기를 수입해 제공하겠다. 30개월 이상 쇠고기도 뇌,척수 등 특정 위험물질을 제거하고 수입된다'"고 보도했다.

검역원, 민간 수입업체 성명·광고 '압력'
검역원은 또 신문 광고 압력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5일 MBC 뉴스데스크 < 검역원, "수입업체에 광고하라" 압박 > 에 따르면 검역원은 지난 14일 미국 쇠고기 수입업체 사장 30여명을 불러놓고 미국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광고를 하도록 사실상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수입업자들은 돈을 모아 다음주 화요일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호의적인 네 개의 신문에 광고를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MBC는 보도했다.

쇠고기 수입에 농식품부 뿐만 아니라 청와대, 외교통상부 개입설도 제기됐다. 경향신문은 1면 기사 < 주미대사, 사전 통보 의혹 > 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이 개시되기 전인 지난 3월 말 이태식 주미대사(사진)가 미국의 네브래스카 주지사 등을 만나 우리 정부가 뼈를 포함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대사가 지난 3월31일 미국 네브래스카 등 축산업이 발달한 3개주를 방문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시장개방의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는 주미대사의 발언에 대해 경향은 "쇠고기 협상은 외견상 농림수산식품부가 협상 주무부처로 나선 것처럼 보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청와대와 외교통상부가 주도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향 "막내린 쇠고기 청문회, 꺼지지 않는 의혹"
청문회가 끝났지만 쇠고기 논란은 점입가경이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 사료금지 조치 변경의 내용, 한미 정상회담의 연관성들이 모두 검증무대에 올랐지만 '실체'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경향 5면 기사 < 막내린 청문회 꺼지지 않는 의혹 > )

그러나 조선중앙동아를 보면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 조선일보의 경우 위의 내용처럼 정부발 발표를 그대로 보도하고 있고 중앙을 보면 쇠고기 관련 기사가 거의 없고 동아를 보면 여전히 '정치선동론'이 1면에 보도되고 있다.

우선 중앙은 사실 검증보다는 관련 칼럼에서 쇠고기 문제를 본격 주장하고 있다. 중앙은 "한국은 쇠고기 협정 체결 당시 수입 쇠고기 검역권을 포기한 적이 없다"며 김석한 변호사가 쓴 시론 < 쇠고기 협정 오해해선 안 된다 > 을 게재했고 논설실장이 쓴 "소가 안타깝다"는 시평을 보도했다.

"사실 이번 쇠고기 협상을 보면 정부의 안이한 인식과 대처, 최근의 오역(誤譯) 파문이 보여준 무능 등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절차상의 잘못은 잘못이고, 과연 이게 쇠고기 문제의 본질일까요. … 누차 말하듯 쇠고기에도 분명히 대체물이 있고, 이를 육류, 나아가 동물성 단백질로 넓히면 선택지는 아주 많습니다. 위험성이 1억분의 1이든 40억분의 1이든 어쨌든 위험한 건 위험한 거니 못 먹겠다는 사람뿐 아니라 속지 않고 사먹을 권리는 모든 소비자에게 있으니까요. …소를 보며 불성을 깨치고 자애와 희생을 느끼긴커녕 불신과 불안의 소재로 전락한 소가 안타깝습니다. 소는 늘 가만 있었을 뿐인데…."(박태욱 논설실장 < 소는 가만 있는데 > )

동아 "정치 목적 어린학생 동원 말아야"
동아는 1면 기사 < & quot;정치 목적 어린학생 동원 말아야" > 4면 기사 < & quot;교장선출보직제는 공모제와 다른 문제…도입 안할 것" > 에서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인터뷰를 실었다.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학생들이 비과학적인 정보를 근거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 특히 어떤 집단이 자신들의 정치적인 목적에 어린 학생들을 동원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비과학적인 정보로 판단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전문가 집단에 맡겨야 한다. 학생 수천 명이 오후 11시까지 집회에 나오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조중동의 쇠고기 논란 보도에 대해 한겨레는 합리적 의심과 상식적인 비판을 봉쇄하는 것이라고 일격을 가했다. 한겨레 34면 < 광우병만큼 위험해 보이는 몇가지 > 에서 정태우 편집1팀 기자는 "정부와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은 광우병 위험에 대해 불안해하는 국민을 향해 과학적 근거를 대라고 다그친다. 전문가가 아니면 입 다물고 잠자코 있으라는 말"이라며 "쇠고기 안전성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과 상식적인 비판을 봉쇄하는 것은 과학 정신과는 거리가 먼, 진화된 전체주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 교수는 조중동이 쇠고기 보도를 누락, 왜곡시키는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중·동이 이 정도의 내용을 보도하지 않은 것은 보도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서가 아니다. 뉴스 가치가 높은 사안을 보도기관이 보도하지 않을 때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독자의 올바른 판단을 해치고 여론 민주주의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디어 간의 비판과 감시는 공익적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경향 34면 오피니언)

특히 주목할 점은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에서도 조선일보의 보도를 문제삼았다는 것이다. 이날 조선 29면 < & quot;민감한 문제일수록 중심 잡아줘야 > 오피니언 독자권익보호위원회 5월 정례회의 내용을 보면 방석호 홍익대 법학과 교수는 "이슈가 먹거리다 보니 '효순·미선이' 사건보다 폭발성이 강했다. 가정주부들은 아이들 걱정차원에서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음에도 조선일보가 정치적으로 해석했고, 또 너무 늦게 사태에 접근했다. 신문은 방송보다 훨씬 이성적으로 호소하고 분석할 수 있는 매체인데도 자극적인 방송이나 신속성을 자랑하는 인터넷의 뒷북만 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BS, 광우병 관련 지식채널e 방송 취소 논란
이날 언론관련 뉴스로는 KBS, EBS 등 방송 관련 뉴스가 대다수였다. 한겨레 13면 기사 < & quot;청와대 직원 전화 받은 뒤 교육방송 '광우병 프로' 취소" > 에서 "교육방송의 광우병 관련 프로그램이 경영진의 압력으로 방송이 취소됐다가 담당 피디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뒤 다시 방송이 재개됐다"며 "교육방송 '지식채널e'를 담당하고 있는 김진혁 피디는 15일 인터넷포털 다음 아고라에 '과거 영국에서 일어났던 광우병을 다룬 프로그램인 '17년 후'의 수요일(14일) 방송이 취소됐다"고 알렸다.

조선은 사설 < 이제 한우까지 소동에 끌어들일 텐가 > 에서 "KBS 시사기획 쌈이 지난 14일 국내에서 '주저않은 소'가 암시장에서 거래돼 도축장으로 향하고 있는 내용을 보도됐다"며 "이 프로그램 자체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내보내면 당장 '한우도 광우병 소일수 있다'는 의심을 부를 수 있다. TV는 자신의 파급효과를 생각하고 그것이 합리적인지 정말 심사숙고 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한국도 사설 < kbs개혁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 에서 "국민행동본부, KBSㆍMBC정상화운동본부 등 3개 시민단체가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KBS의 부실경영과 인사권 남용, 편파방송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KBS 이사회도 급기야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오늘의 KBS를 초래한 정연주 사장의 사퇴권고 결의안 상정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한겨레는 사설 < 방송 장악에 체면도 염치도 내던진 정권 > 에서 "방송사 및 방송 유관기관의 사장에 … 구본홍, 양휘부, 김인규, 이재웅씨 등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를 지낸 이들이 유력하게 거론된다"며 "일방적인 홍보와 소통을 위한 방송 장악은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방송 장악은 오히려 불신만 키울 뿐이고, 결국 정권과 국정을 모두 혼란에 빠뜨리고 말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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