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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출범, 언론계 ‘출렁’

미디어오늘 | 안경숙·김종화·김원정 기자, ksan@mediatoday.co.kr | 입력 2008.02.20 15:35

 




KBS 노조 사장 퇴진 '압박' 서울신문도 불안… 보수지는 '10년' 만회

[미디어오늘 안경숙·김종화·김원정 기자 ]

오는 25일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언론계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정부 지분이 있는 일부 언론사에선 잔여 임기가 남았음에도 사장 교체설이 나오는가 하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온 언론은 어떤 형태로든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정부에 우호적인 일부 언론에는 정보 쏠림 현상이 노골화되고 있다.

새 정부 출범에 가장 촉각을 세우고 있는 곳은 KBS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사장이 교체되어 온 KBS에서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박승규)가 자사 정연주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KBS본부는 지난 13일 '정연주 사장님께'라는 공개서한에서 "소모적인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가 왔습니다. 더 이상 KBS가 무너지는 상황을 방관할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 몸담았던 조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십시오"라고 사퇴를 압박했다. KBS본부는 이 글에서 지난 1월4일자 조선일보 사설 < kbs사장 정연주가 누구인가 > 를 인용했으며, 이 서한은 다시 일부 신문사가 정 사장의 사퇴를 부추기는 듯한 기사에 재인용하기도 했다. 서울신문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서울신문 사주조합은 지난 12~13일 이틀 동안 간담회를 열고 사장 교체 가능성에 대비한 입장을 논의했다. 노진환 사장의 임기는 2009년 6월까지다. 박재범 사주조합장은 "정부 지분이 있는 회사로서 10년 만에 '큰집 주인'이 바뀌었는데, '작은집 주인'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 않겠느냐"며 "사주조합이 그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가져가야 할지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2002년 1월 직원 퇴직금으로 주식대금을 완납하고 민영화를 공식 선언해 우리사주조합이 39%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재정경제부가 30.49%를 소유하고 있고, 정부 우호지분인 포스코와 KBS도 각각 19.4%와 8.08%를 갖고 있어 여전히 정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 보도를 해 온 경향신문과 한겨레도 광고는 물론 대정부 취재에서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향의 한 관계자는 "정부 후원이 필요한 각종 캠페인이나 광고, 사업 등에 있어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할 테고, 새 정부에 잘 보이기 위한 기업들이 광고 내는 것을 꺼려하지 않겠느냐"며 "지면 제작 과정을 보면 당선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발표한 주요 정책을 보수 신문이 독점적으로 보도하는 등 정보 쏠림 현상도 노골화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경향의 경우 오는 5월 사장 선거에서 친정부 인사가 선임될 경우 어렵게 쌓아올린 진보 매체로서의 정체성이 심각히 흔들릴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정권교체를 공개적으로 주장해 온 보수신문들은 새 정부의 인사, 정책 등에 대해 단독 보도를 이어가며 '잃어버린 10년'을 만회하겠다는 태세다. 특히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당선인 쪽으로 옮겨간 보수신문 출신 언론인들이 새 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고, 보수적 인사들이 대거 등용돼 취재 환경도 유리하게 바뀌고 있다.

실제로 이동관 전 동아 논설위원이 새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으로 내정됐고, 신재민 전 조선 부국장은 미디어정책을 관장하는 문화관광부 차관으로 내정된 단계다. 이들은 새 정부의 장관 인선 결과도 이 당선인이 발표하기 나흘 전인 지난 14일 막판에 뒤바뀐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제외하고 정확하게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국내 언론 가운데 이 당선인 인터뷰를 가장 먼저 성사시키고 이경숙 인수위원장 내정을 단독보도해 눈길을 끌었던 동아는 이후 설립자인 인촌 김성수의 손자이자 김병관 전 명예회장과 사촌인 김병국 고려대 교수가 외교안보수석에, 객원 논설위원 출신인 곽승준 고려대 교수는 국정기획수석에 임명되고, 논설위원 출신인 최시중씨도 국가정보원장과 방통위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차기 정부와의 '특별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차기 정부에서는 과거 독재정부 시절의 언론 통제 상황과 그리 다르지 않은, 하지만 형식적으로는 그러한 현실이 통제로 보이지 않는 미묘한 상황이 여러 분야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종이나 속보에 매달려 보수신문과 주도권 다툼을 하기보다는 기자 재배치, 방송과의 연계 등을 통해 심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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