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수지, 정부는 "분배 개선" 일부 언론 "준조세 부담탓에 악화"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가계수지 동향을 놓고 정부와 언론이 제각각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가구 월평균 소득은 328만2400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늘어났다. 소비지출은 222만84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증가했다. 소득보다 소비지출 증가율이 높다는 이야기다.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소득격차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 배율이다. 이는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전국가구의 경우 7.52배로 지난해 3분기의 7.79배보다 0.27포인트 낮아졌는데 도시근로자 가구만 놓고 보면 5.41배로 지난해 5.29배보다 0.12포인트 높아졌다.
정부는 국정브리핑에서 전국가구 분배도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
저소득층의 추석 용돈 수입 등 비경상 소득이 늘어난 데다 공적연금이나 사회보장 수혜 등 공적 이전소득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도시근로자 가구의 분배도가 개선된 것은 "고소득층의 상여금이 크게 늘어난 것이 5분위 배율이 상승한 결정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분 언론이 전국가구 분배도가 개선된 사실보다는 도시근로자가구 분배도가 악화된 사실에 주목했다. 2분기 도시근로자가구 분배도가 개선되고 전국가구 분배도가 악화됐을 때는 전국가구 분배도에만 초점을 맞춘 것과도 상반된 태도다.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만 골라 쓰고 있다는 이야기다.
일부 언론은 준조세 부담을 소득격차의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국민일보는 13일 < 준조세 눌린 서민, 돈벌이 커진 부자 > 에서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등 소득 양극화 현상 해소는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특히 세금과 건강보험료 같은 준조세 부담이 크게 늘어 가계 경제는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준조세 부담이 늘어난 것과 소득격차 확대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 통계청 자료에서도 소득분위별 준조세 부담 정도는 확인할 수 없다. 오히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공적연금 등에 따른 상대빈곤 감소효과는 2002년 3.8%에서 2005년 5.1%로, 2006년에는 8.1%로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그런데도 보수성향의 언론은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자료만 뽑아 정부의 양극화 정책을 비판하는 근거로 삼고 있다. 중앙일보는 10월31일 사설에서 "복지는 성장을 뒷받침하는 안전판일 뿐 결코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없다"면서 "성장이 있어야 복지도 있고 삶의 질도 높아지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겨레는 13일 < 도시근로자 소득격차 6년 만에 최대 > 에서 "도시근로자 가구 5분위 배율이 3분기 기준으로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굳이 3분기 기준으로 도시근로자 가구만 놓고 비교해 소득격차가 크게 확대됐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정작 전국가구 분배도가 개선된 사실은 뒤로 빼놓았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종진 연구원은 "애초에 통계청이 구체적인 통계를 공개하지 않아 전국가구와 도시근로자가구의 차이, 지역별 소득분위별 분배도와 준조세 부담 등의 상관관계 등을 정확히 밝히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언론이 부실한 자료를 놓고 입맛대로 해석을 늘어놓고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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