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뭔데 건드려?..MBC, 세월호 유족 문전박대

2014. 7. 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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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가족 대책위 "가슴에 대못 박아…국정조사 나와야"

MBC "방송사는 국가보안시설" 로비부터 출입 막아

국정조사 출석 요구엔 "불출석 입장에 변함 없다"

세월호 참사 유족이 <문화방송>(MBC)을 직접 찾아 "오는 11일 세월호 국정조사에 자진 출석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문화방송은 유족들이 건물에 들어서는 것조차 막았다. 엠비시는 지난 7일 세월호 국정조사에 출석을 거부한 바 있다. ( ▷ 관련기사 : KBS 세월호 오보 질타…MBC는 아예 출석거부)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가족 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8일 오전 서울 상암동 엠비시 신사옥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 대책위 이름으로 엠비시에 요구한다. 오는 금요일 종합 질의 때 자발적으로 출석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엠비시는 그동안 우리 실종자, 희생자 유가족들 가슴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대못을 박아 놓은 죄에 대해 책임을 지라"며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엠비시는 앞으로도 제대로 된 언론으로서 역할하지 못하고 '어용 나팔수'밖에 될 수 없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엠비시의 국조 불참에 항의한 이날 기자회견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열렸으며, 가족 대책위와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이 참여했다.

유 대변인은 "이틀 전 엠비시가 세월호 국정조사에 불출석한다는 얘기를 처음 듣고 자신들의 보도가 부끄러워서 못나오는 줄 알았는데, 사유를 보니 '내가 뭘 잘못했나', '너희가 뭔데 언론을 건드려?'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또 "7일 열린 세월호 국정조사를 지켜보면서, 이전에 가족들끼리 '우리가 케이비에스를 갔는데, 엠비시도 가야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을 때 '여력이 안 된다'고 말렸던 걸 너무 후회했다"고 했다. "(엠비시가 변하지 않으면) 가족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장담할 수 없다"며 집단행동을 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유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엠비시미디어센터 건물 안에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엠비시본부 사무실을 방문하려고 했으나, 엠비시 쪽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아 건물에 들어가지 못했다. 사무실 안에 있던 이성주 엠비시 노조위원장이 건물 밖으로 나왔으며, 두 사람은 근처 찻집에서 대화를 나눠야 했다.

문화방송 관계자는 '왜 세월호 유족의 건물 진입을 막았느냐'는 <한겨레>의 질문에 "지상파 방송사 건물은 국가보안시설로 지정되어 있다. 일반인은 1층까지만 출입시키고 나머지 장소는 절차를 거쳐야 갈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안내 데스크가 위치한 1층 로비에조차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는데, 이유가 무엇이냐'고 재차 질문하자, "이번 (세월호 유족의) 방문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곧바로 건물로 들어가려 했다는 점에서, 일반 방문 목적이 아닌 게 분명했다. 이 때문에 출입을 제한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가족 대책위의 자진 출석 요청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불출석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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