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는 잊고 일상'으로? 매경 인파 사진 오보냈다

2014. 6. 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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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전 해운대 사진을 전날 사진으로 둔갑…"의도적으로 선택했다" "실수로 게재"

[미디어오늘 김병철 기자] 매일경제가 1면에 며칠 전에 촬영된 사진을 전날 찍은 것처럼 게재해 오보를 냈다. 일각에선 일부러 며칠 전 사진을 실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매일경제는 편집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매일경제는 9일 1면에 부산 해운대에 인파가 몰린 사진을 게재했다. 여느 때보다 무더위가 일찍 시작하고, 지방선거와 현충일로 이어진 '황금연휴'로 해운대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사진이다.

그런데 매일경제는 이 사진 제목을 '이젠 일상으로…해운대에 몰린 인파'라고 보도했다. 매일경제는 이어 사진 설명에서 "현충일 연휴 마지막 날인 8일 '해운대 모래축제'가 열린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60만명의 인파가 몰려 가족·지인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4·16 세월호 참사' 이후 전국 곳곳의 지역축제가 취소되고 소비가 위축되는 내수 침체 국면에 놓였지만 점차 지역 행사가 재개되는 등 예전의 일상으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썼다. 사실상 세월호 참사 여파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복귀하자는 '주문'과도 같은 기사 제목이다.

▲ 9일 매일경제 1면 사진

취재결과 이 사진은 오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이 사진은 설명과 다르게 8일이 아닌 6일에 찍은 사진인 것으로 드러났다. 9일자로 매경이 실은 이 사진은 실제 연합뉴스가 6일에 촬영해 송고했던 사진과 일치한다. 또한 매경이 게재한 사진에는 누가 촬영했는지도 기재돼 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의 해운대 사진을 찾아보면 6일과 8일 해운대 사진이 모두 나온다. 6일의 해운대 풍경 사진은 매일경제 1면 사진처럼 인파로 북적이지만, 8일은 이에 비해 인원이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촬영돼 있다.

▲연합뉴스가 6일에 찍은 사진.

이를 두고 8일 해운대에 있던 한 사진가 A씨는 "매일경제가 의도적으로 사람이 많은 사진을 실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A씨는 "연휴 마지막 날인 8일은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고 해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아서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며 "매일경제 데스크는 사진 제목을 '이젠 일상으로'로 하고 싶었으나 사람이 별로 없어서 사람이 많은 이틀 전 사진을 사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매일경제는 오보에 대해서는 시인했으나 편집 과정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9일 신문의 사진을 담당한 박상선 매일경제 사진부장은 "사진부는 8일 사진을 올렸고, 사회부가 사진 설명을 달았다. 그런데 편집기자가 사진부가 올린 사진을 쓰지 않고 다른(6일) 사진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박 부장은 "편집기자가 의도적으로 사람이 많은 옛날 사진을 사용한 게 아니라, 사진 검색에서 날짜 설정을 늘려놔서 이전 사진이 함께 검색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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