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곤 "길환영 보도개입, 부인할 수 없는 물증 있다"

2014. 6. 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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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대질도 가능" 추가폭로 예고…'보복 인사' 파문, 보직사퇴 다시 이어져

[미디어오늘 정상근 기자]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길환영 사장의 보도개입과 관련해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KBS 기자협회(회장 조일수)에 따르면 김 전 국장은 KBS 기자협회 진상조사단과 만난 자리에서 "KBS 이사회가 요구할 경우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의혹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예정된 이사회에 김시곤 전 국장이 출석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전 국장은 KBS 기자협회와 만나 "길 사장이 보도에 대한 의견 제시를 했을 뿐 지시를 한 적은 없다고 해명한 것은 거짓"이라며 "길 사장이 보도 개입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만한 여러 물증을 확보해 놓은 상태로 필요하다면 이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국장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 9일까지 1년 5개월 보도국장 재임 기간 동안 길 사장의 보도개입과 친 청와대 행적을 꼼꼼히 기록해 놓은 일지를 포함해 길 사장이 '부인할 수 없는' 별도의 물증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시곤 전 국장의 폭로에 대해 "왜곡"이라고 주장한 길환영 사장이 대응이 주목된다.

한편 2일 KBS의 인사발령으로 보직을 사퇴한 보도본부 부장단 6명이 지역 평기자로 발령나는 등 '보복 인사' 논란이 불거지자 다시 KBS 간부들의 보직사퇴가 잇따르고 있다. 2일 이세강 보도본부장이 사표를 낸데 이어 국장급인 김진수 국제주간과 김종진 디지털뉴스국장이 보직을 사퇴했고, 인사 논란 한가운데 서 있는 제주총국과 강릉총국 부장단이 전원 보직 사퇴했다. 또한 미래미디어센터 소속 부장 3명도 보직을 사퇴해 현재까지 국장급 2명 부장급 59명 팀장급 280명 등 총계 341명(앵커 포함 355명)이 보직을 사퇴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3일 오후 서울 청계천에서 길환영 사장 퇴진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조 KBS본부

김진수 국제주간은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에 사장은 아니라고 했지만 기자들은 전혀 믿지 않았습니다. 대단히 합리적인 의심"이라며 "사장은 (KBS 사태가) 불법이라며 인사권을 마구 휘두르며 그렇게 해서 사장은 지금껏 아무 일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더 이상 자신들의 방어를 위해 후배들을 욕되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

김종진 국장은 "아무리 전가의 보도라지만, 오늘(2일) 인사권을 휘두르신 사장은 최소한 제가 한 때 믿고 따랐던 그 분은 아니신 것 같다"며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평소 신중하고 진지한 성격으로 알아온 사장의 말이 때마다 바뀌고 앞뒤가 맞지 않는 것에도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로 입사 27년 째이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인사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어 "사장의 '침묵하는 다수'라는 표현을 인정할 수 없음을 증명하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강릉국 부장들은 3일 성명을 통해 "강릉국 부장들은 사측의 황당한 보복성 인사 조치에 단연코 반대한다"고 밝혔고 제주국 부장들은 "가만히 앉아서 묵묵히 일만 하고 있기에는 지금의 상황은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외부에서도 KBS 구성원들의 파업에 잇따라 지지를 보내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지난달 30일 "이번 청와대의 KBS 보도 통제 사건은 길환영 사장의 퇴출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로 끝내서는 안 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방송법을 위반하여 보도와 편성에 관여한 행위를 사과하고 KBS의 지배구조 개선에 협조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도 "공정하고 바른 언론을 지향하는 것이 언론 노동자들의 사회적 사명"이라며 "그런 점에서 KBS 노동자들의 길환영 퇴진 총파업은 언론 노동자로서 본분과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조 CBS지부는 "KBS본부의 파업 투쟁은, 공정 언론을 사수하려는 모든 언론인들의 결전 서막"이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조 대구방송지부도 "더 이상 기레기로 살고 싶지 않은 막다른 골목에 처한 대한민국 언론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라고 지지했다. 2일 전국언론노조 EBS지부도 "정권의 충견이 되어 KBS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위해 의연히 일어선 KBS 조합원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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