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방송통제 4년간 쌓였던 '왜곡·편파 보도'에 폭발
MBC와 KBS 총파업에 이어 YTN도 8일부터 사흘간 1단계 파업에 들어간다. 사장 연임에 반대하는 연합뉴스도 7일부터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전례 없는 방송·통신사 연대 파업은 이명박 정부가 집권 4년간 줄기차게 시도해온 방송 장악이 빚은 결과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을 사장 자리에 앉혀 언론의 비판기능을 막고, 축소·왜곡·편파 보도를 일삼자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한꺼번에 분출된 것이다.
민주당 편파방송저지투쟁위원회는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KBS·YTN 노동조합이 초유의 동시 파업을 통해 공정방송 쟁취 투쟁에 나선 것을 적극 지지한다"며 방송3사 사장 퇴진을 촉구했다.
■ MBC
이명박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 PD수첩 > 의 광우병 쇠고기 논란 방송과 대립각을 세웠다. < PD수첩 > 제작진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고 담당자들은 검찰과 법원을 오가며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했다.
정권의 MBC 장악이 본격화된 것은 김재철 사장 임명에서 비롯된다. 2010년 4월 김 사장이 취임하자 노조는 이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였다. 당시 김 사장은 "독립성을 지키지 못하면 한강에 매달아 던져버려라"라며 노조를 설득했다. 여기에 천안함 사건이 터지면서 노조는 결국 39일 만에 파업을 종결했다.
하지만 김 사장의 말은 '허언'임이 드러났다. 자신의 취임 반대 성명에 동참한 기자들을 보직에서 배제했다. 뉴스의 축소, 편파보도도 심해졌다.
노조는 지난해 < 뉴스데스크 > 에서 장관 인사청문회, 대학생 반값 등록금 시위, 희망버스, 대법원 < PD수첩 > 판결 보도가 누락되거나 왜곡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 PD수첩 > 담당 최승호 PD 등 10명 중 6명을 전출시켰다. 시사프로그램인 < 후플러스 > 와 < W > 도 폐지됐다. 라디오에서는 '소셜테이너 출연금지' 사규가 만들어졌다. 방송인 김미화씨를 비롯해 김여진, 윤도현씨 등이 마이크를 놓았다.
■ KBS
2008년 정연주 전 사장이 강제 해임된 이후 이병순 사장이 취임했다. 이 사장은 취임 직후 심층보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탐사보도팀을 전격 해체했다. 팀원들은 '친정연주 세력'으로 몰려 지방, 비보도 부서로 좌천됐다. 이어 이 대통령 언론특보 출신인 김인규 사장이 임명됐다. KBS 노조는 김 사장 퇴진을 위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했지만 부결됐고, 이에 반발한 기자와 PD를 중심으로 새노조가 결성됐다.
김 사장은 '부당 징계'와 '막장 인사' 때문에 KBS 새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13개월 전에 일어난 파업과 관련해 새노조 집행부 13명을 무더기 중징계했고, 공정보도와 거리가 먼 이화섭 부산총국장을 보도본부장으로 앉혔다. 이 본부장은 추적 60분 팀이 준비한 '4대강 사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등 공정보도 논란을 일으킨 인물로 알려졌다. 김 사장 역시 이명박 정권의 '방송 장악 하수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외압논란 속에 < 스타 골든벨 > 에서 중도 하차했다. 김미화씨는 자신이 출연을 거부당했다며 '블랙리스트'의 존재 의혹을 제기했다.
■ YTN
2008년 7월 언론특보 출신인 구본홍씨를 사장으로 기용한 이명박 정권은 2009년 배석규씨를 사장으로 앉혔다. YTN 노조는 배 사장이 방송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시켰다고 밝히고 있다. 2009년 8월 < 돌발영상 > 제작 담당자를 대기발령시켰고 노사 합의사항인 보도국장 복수 추천제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것이다. 보도 견제장치인 노사 공정방송위원회 회의도 배 사장 체제에서 무력화됐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또 구 전 사장에 맞서다가 해직된 노종면 당시 노조위원장 등 6명을 전원 복직시키라는 대법원의 판결조차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낙하산 반대투쟁에 나섰던 앵커들을 라디오나 본 업무와 상관없는 부서로 발령한 뒤 비정규직 프리랜서로 대체하는 보복인사도 했다"고 덧붙였다. 배 사장은 평일 골프 논란에도 휩싸여 있다.
< 정유미·박홍두 기자 youm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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