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이 "어느 정당이냐?" 이종인 "난 한나라당"

2010. 10. 2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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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으로 나온 이 대표 상대 '북잠수정타봤나' '전문가 아니면 자중하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천안함 침몰원인과 관련해 정부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의혹을 제기해온 해난구조 전문가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정당 당원이었나" "전공은 뭐냐" "과학자도 아니면서 왜 국민에 혼란을 주느냐"고 마녀사냥하듯 몰아붙여 반발을 샀다.

22일 국회 국방위원회 주재로 열린 국방부 확인국감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증인으로 출석한 이종인 대표에게 대체로 '전문가가 아니다'라는 말을 끌어내기 위해 동일한 질문을 반복했고 이번 사건과 무관한 정당가입 전력 등을 캐물었다. 이종인 대표는 묻는 말에만 간단히 대답했고, 되레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 대표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김옥이 한나라당 의원은 "인양에 참여하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천안함에 대해 아느냐"고 따져물었다. 이 대표가 사진과 인양과정을 보면 안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대뜸 이 대표의 정당가입 여부를 따졌다. 이에 이 대표는 "난 한나라당이다. 전두환 정권 시절 민정당 때 중앙위원을 2년 정도 했다"고 답했다.

▲ 22일 국회 국방위 확인국감에 참석한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이치열 기자

김 의원은 "전공이 뭐냐" "과학분야에 종사한 적 있느냐" "폭발쪽에 종사한 적 있느냐"고 물었다.

김동성 한나라당 의원도 "폭발분야 전문가 아니지 않느냐" "과학적 소양이 필요한 문제에 대해 과학자가 아닌데 왜 그렇게 국민에게 혼란주는 얘기 함부로 하느냐"고 따졌다. 이종인 대표가 어떤 얘기를 말하느냐고 되묻자 김 의원은 "금속조각에다 매직으로 1번 써놓고 불로 그을리거나, 뻘조각에다 철조각 넣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문가도 아니니 자중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미경 한나라당 의원이 질의에 나서면서 "천안함 같은 배를 갖고 실험한 적 있느냐"고 물었다. 이종인 대표가 "없지만 할 예정"이라고 답하자 정 의원은 "누가 증인에게 증인에게 제공하겠다고 했느냐, 혼자생각 아니냐" "이 대표 보다 최원일 함장이 더 전문가라고 생각지 않느냐"고 물었다.

한나라당 의원 뿐 아니라 미래희망연대의 송영선 의원도 두 팔 걷어붙이고 이종인 때리기에 나섰다. 송 의원의 추궁법 역시 '뭐해봤나' '뭐본적있나'는 식이었지만 더 원색적이었다.

-송영선 의원 : "잠수정 타봤느냐" "북한 어뢰 본 적 있느냐"이종인 대표 : "없다"-송 : "보면 안다고 했지 않느냐. 북한 잠수정 본 적 없지 않느냐"이 : "나는 배의 절단된 형태를 보고 폭발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했던 것이다."-송 : "(북한) 배를 봐야 재질도 알지 않느냐."이 : "나는 어뢰에 의해 폭발됐다고 한 적이 없다. 배의 상태롤 보고 얘기한 것이다."-송 : "북한 선박에 대해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자질을 알아야..."이 : "북한 선박 구조한 적 있다. 2년 전에 큰 선박을 건진 적이 있다. 좌초된 것을 구조해서 NLL을 건너가 북에 건네준 적 있다."-송 : "민간인 아니냐 민간인인데 NLL을 넘어가느냐."이 : "우리는 넘어간다."-송 : "지금 저는 국적을 알 수 없는 분과 얘기하고 있다"

▲ 정미경 한나라당 의원이 22일 국회 국방위 확인국감에 출석한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를 추궁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 이치열 기자

▲ 김동성 한나라당 의원. 이치열 기자

이를 듣다 못해 서종표 민주당 의원이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서 의원은 "증인을 대하는 국회의원의 태도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증인도 설량한 국민이다. 반대의견을 낼 수도 있고, 제시할 수도 있는데, 반대 생각을 가졌다고 해서 왜 국회의원들이 냉소하고 비웃듯이 따지느냐. 그것이 국회의원으로서 할 일이냐"고 되물었다.

서 의원은 "여야를 떠나 한표한표 달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런 선량한 국민에게 저렇게 해대느냐"고 개탄했다.

이와 달리 신학용 민주당 의원이 선체가 폭발했을 때 단면을 말해달라고 하자 이종인 대표는 "밀가루 반죽을 칼로 자를 때는 매끈하지만 수제비(를 만들기 위해 손으로 뗄 때)는 불규칙적"이라며 "폭발했을 때 골재를 보면 규칙적으로 돼있지 않다. 수제비 형태"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최원일 전 천안함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기소대상에서 배제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을 압박했다. 특히 김옥이 의원은 최원일 함장에게 '사고 직후 57명을 구조시킨 뒤 마지막으로 한 얘기가 뭐냐' '혹시 지휘관으로서 끝까지 남겠다, 그런 말은 안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최 함장은 "나는 남겠다고 했는데 부장이 만류했다. 그러면서 부장과 대원의 도움으로" 나왔다고 답했다. 최 함장이 사법처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헌신했다는 인상을 주기위한 발언을 끌어내려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 최원일 전 천안함장. 이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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