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의류노동자 '쥐꼬리' 최저임금 올리겠다지만..

2013. 5. 1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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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개선 난제..원청 유명기업들 "떠나기도 쉽지않아"

노동개선 난제…원청 유명기업들 "떠나기도 쉽지않아"

(다카 AP=연합뉴스) 지난달 발생한 의류공장 붕괴사고 사망자가 1천100여 명을 넘어서면서 의류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방글라데시 정부가 의류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압둘 라티프 시디크 방글라데시 섬유장관은 12일(현지시간) 최저임금위원회가 3개월 내에 임금 인상을 권고할 것이며, 이후 정부가 이의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저임금위원회에는 공장 소유주와 노동자, 정부관리들이 참여한다.

지난달 24일 수도 다카 외곽에서 발생한 라나플라자(의류공장 5개 입점) 건물 붕괴사고는 전 세계 의류산업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또 방글라데시 근간산업인 의류 업계 이면에 인권을 유린하는 처참한 노동환경이 자리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류브랜드의 하도급기지 역할을 하는 방글라데시 의류산업시장 규모는 200억 달러지만 정부관리의 부패와 일자리에 대한 절박함, 무관심 등이 어우러져 상식 이하의 노동환경을 유지해왔다.

의류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은 노동자들의 시위로 2010년 인상된 후 현재까지 동결된 상태다. 인상 당시 80%가 올랐다. 그렇게 오른 월 최저임금이 고작 3천 타카(약 38달러), 우리 돈으로 약 4만 2천 원이었다.

최악의 저임금에도 망고, 베네통, 조프레시 등 방글라데시에 하청을 준 세계적 의류브랜드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이들이 하청을 준 의류들이 이번에 붕괴된 건물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브랜드 명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은 물론이고, 소비자의 저항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세계적 의류브랜드들은 방글라데시에 계속 발주하면서 현지 노동환경을 개선하거나 아니면 더 높은 임금을 감수하며 다른 나라를 찾아 떠나야 한다. 그런데 떠나면 1인당 연간 소득이 1천940달러에 머무는 가난한 국가를 외면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의류브랜드 대부분이 방글라데시와의 '거래'를 계속하면서 노동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방글라데시 의류산업의 2대 발주사인 월마트와 H&M은 남아있는 쪽을 택했다. 망고, 칠드런스 플레이스, J.C.페이, 갭, 베네통 등도 같은 입장이다.

그러나 월트디즈니는 방글라데시에서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많은 업체가 당장 오늘은 아니지만, 방글라데시에서의 생산을 서서히 줄여나갈 것"이라며 "과연 얼마나 줄일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다른 나라로 생산기지를 옮기기도 쉽지 않다. 새 거래처와의 관계를 정립하기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되는 데다, 방글라데시만큼 숙련된 의류노동자가 충분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방글라데시는 중국과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3위의 의류 수출국이다. 5천 개의 의류공장이 있고 360만 명의 의류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저가의 원자재를 구하기 쉽고 다른 저임금 국가보다 정치적 상황도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임금이 압도적으로 싸다. 노동자권리협력단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서 시간당 임금은 24센트다. 반면 캄보디아는 45센트, 파키스탄은 52센트, 베트남은 53센트, 중국은 1달러 26센트로 파악됐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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