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생선'..대장균 불고기→청정식품 둔갑

2008. 11. 1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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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위생검사기관 엉터리 판정..먹거리 불안 가중(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10일 허위 식품위생 검사 결과 성적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검찰에 적발된 식품위생검사기관이 대장균이 득실한 `불량식품'인 불고기를 대장균이 아예 없는 `청정식품'으로 둔갑시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검찰이 입법의 미비점 때문에 `적합'으로 둔갑한 기소 대상 식품을 8개로 한정했지만 이 검사기관이 2년6개월간 12만여개 식품에 대해서도 제대로 검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매출 20억여원으로 업계 5위권인 D연구소가 2006년 1월부터 올들어 6월까지 불과 2년6개월 동안 위생검사 용역 의뢰를 받은 업체는 모두 110여개로 식품이 무려 12만여개에 달한다.

이 식품에는 참기름과 만두, 불고기, 갈비탕, 심지어 다진 양념까지 식단에 주요 메뉴로 등장하는 식품들이 총 망라돼 있다.

D연구소는 이들 업체로부터 위생검사 의뢰를 받고도 95%에 달하는 11만4천여개 품목에 대해서는 아예 검사조차 하지 않고 `적합' 성적서만을 덜컥 발급해 줬다.

D연구소가 실제 검사한 식품은 의뢰받은 품목 중 고작 5%(6천여 품목).이 중 실제 부적합 판정이 났던 식품이 180여개(3%)인 점을 고려할 때 산술적으로만 따져도 12만여개 품목 중 3%에 해당하는 3천600여개의 품목이 불량식품으로 시중에 유통된 셈이다.

이 연구소는 심지어 기준치를 수십배 이상 초과하는 세균이 검출됐는데도 버젓이 `적합' 판정이 나오도록 업체와 공모해 시험 데이터를 조작함으로써 폐기 처분돼야 할 불량식품들을 시중에 유통시키도록 했다.

C사 만두의 경우 1g당 세균수 기준치가 10만마리로, 실제 발견된 것은 110만마리였지만 시험성적서에는 8만8천마리로 기재돼 `적합' 판정을 받았다.

무려 기준치 10배를 넘는 세균이 득실한 불량식품에 `합격증'을 준 것이다.또 W사 불고기는 아예 청정식품으로 둔갑했다.1g당 발견된 대장균 수가 810마리로 기준치(10마리)의 80배를 넘었지만 D연구소는 대장균이 "하나도 없다"고 허위 판정을 한 것이다.

검찰이 기소한 대상 품목은 13개 식품으로 4t 가량이 시중에 유통됐지만 입법 미비 등으로 기소하지 못한 부분까지 포함하면 시중에 유통된 불량식품의 물량은 엄청날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전국 식품위생검사기관이 총 65개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고 D사와 같은 허위 식품 위생검사 성적서를 발급해 준 기관이 추가로 적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은 먹거리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식품 위생검사 업체는 영업사원을 통해 검사를 의뢰받고 검사비의 35% 이상이 영업사원에 할당되기 때문에 업체간 경쟁과 비용 과다 등으로 부실 검사를 초래하고 있다"며 "앞으로 식품 안전 및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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