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지천 '재난' 시작됐다

권기정 기자 입력 2011. 4. 2. 03:15 수정 2011. 4. 2. 13: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속수무책의 침식.. 60mm 비에 물길 바뀌고.. 합류지점엔 '모래산'녹색연합, 낙동강 병성천 일대 현장조사

'보 건설과 대규모 준설은 지천의 홍수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대규모 준설로 인해 적은 비에도 본류로 합류하는 지천이 요동치고 있다. 본류의 강바닥을 수m 파내자 지천 유속이 빨라지면서 지천 바닥이 파이고 강기슭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이른바 '역행침식'(지류의 하류에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며 침식이 확산되는 현상)이 시작된 것이다.

◇ 걷잡을 수 없는 침식 = 이 같은 사실은 녹색연합 4대강 현장팀이 지난 2월22~24일, 3월22~25일 두 차례에 걸쳐 낙동강 중상류인 경북 상주의 병성천과 낙동강 합류 지점을 관찰한 결과 밝혀졌다.

낙동강 본류에 대한 대규모 준설로 지천인 병성천의 물살이 빨라지고 제방이 무너지면서 물길 또한 변했다. (자료 : 녹색연합)

우선 2월 관찰 결과 낙동강 본류에 대한 대규모 준설로 본류 강바닥이 4~6m 정도 낮아졌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법이다. 본류보다 상대적으로 하상이 높아진 지천(병성천)의 흐름이 급속도로 빨라졌다. 4대강 공사 전에는 완만하게 흐르던 지천의 물길이 급경사를 이루며 좁고 깊고 빠르게 본류로 빨려 들어갔다. 동시에 많은 모래가 낙동강으로 쓸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강기슭은 곳곳에서 무너져 내렸다. 일부 구간에서는 1m 높이의 폭포도 생겼다. 녹색연합의 김성만 활동가는 "지천의 바닥이 파이자 공사업체 측이 강기슭 침식을 막기 위해 제방을 쌓았지만 제방도 부분적으로 무너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 완전히 바뀐 병성천의 모습 = 녹색연합은 한 달 뒤 다시 방문했을 때 병성천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한 것을 확인했다.

한 달 동안 이 일대 강우량은 60여㎜(2월27일 47.5㎜, 3월20일 13㎜)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임시제방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강우량은 적었지만 지천의 물이 불어나 미끄럼틀을 타듯이 하류로 거세게 흘렀다. 제방이 무너지고 물길마저 바뀐 곳도 생겨났다.

인포그래픽 | 성덕환 기자

특히 병성천과 낙동강 합류지점에는 초등학교 운동장만한 모래톱이 생겨났다. 녹색연합은 "60여㎜의 비에 지천에서 30만㎥로 추정되는 대규모의 모래가 쓸려 내려와 섬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한 달 전 이 일대는 준설을 마무리하면서 정리를 끝낸 상태였다. 준설한 만큼 지류가 모래를 다시 채운 것이라고 녹색연합 측은 밝혔다.

녹색연합은 1일 "정부가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물그릇을 키워 홍수를 막겠다'고 한 주장은 허상에 불과하다"며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재자연화를 위한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공업체인 현대산업개발 측과 감리단 측은 "어느 현장(4대강 공사현장)이나 모래가 쌓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모래톱이 형성된 반대쪽에 대한 준설을 상대적으로 많이 하고, 준설작업을 마무리하면서 덤프트럭의 교행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모래톱이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

[경향블로그]

[서울대 이준구 교수] 공사비 아까워 계속한다는 건 오류

[리산의 다큐포엠] 그들은 남몰래 예술하고 있었다

[4대강 아카이브] 4대강 인력·장비 투입실태 뒤져보니

[4대강 아카이브] 이명박 대통령 "4대강은 기후변화 대책"

[박건웅의 '칸과 칸사이'] '자연산'의 재구성

[경향 글로벌칼럼] 4대강사업 독일 전문가 감정서

경향신문 '오늘의 핫뉴스'

▶ 김두관 "신공항이 4대강보다 훨씬 경제적"

▶ 트위터 등 온라인에 만우절 장난글 폭주

▶ 전국 법원에 '인지대 도둑'… 건당 최고 9만9천원 빼돌려

▶ 日지진성금 급감…"독도는 일본땅" 때문?

▶ 아르바이트생들이 선정한 '사장님의 거짓말' 1위는?

▶ 신해철 "나는 가수다, 가수들이 검투사 분장하고 싸우는 일종의 쇼"

공식 SNS 계정 [경향 트위터][미투데이][페이스북][세상과 경향의 소통 Khross]-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