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도봉산에 웬 산악열차? '누더기 개발' 추진
ㆍ서울시·메트로·3개 지자체서 달려들어
서울시와 강북구, 서울메트로 등이 북한산국립공원과 도봉산에 케이블카와 산악열차 등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 논란이 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회복 불가능한 환경 파괴가 예상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19일 서울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 감사자료 등에 따르면 강북구는 최근 '삼각산(북한산) 관광타운 조성을 위한 국립공원 개발계획' 용역보고서를 제출받아, 구체적인 실시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보고서는 북한산 내에 테마공원, 순국선열묘역 탐방로, 숲속 산책길, 동식물박물관과 케이블카, 산악관광열차 등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는 우선 우이동 입구 청소년수련시설 옆에서부터 604m 높이인 영봉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산악열차는 서울메트로가 추진하고 있는 노선과 용역 결과에 따른 노선 등을 비교·검토한 뒤 시행키로 했다. 구는 이 사업에 시비와 국비를 포함해 1조6000억원이 들고, 케이블카와 산악열차 조성에는 각각 48억원과 75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도 '구파발역~북한산국립공원~쌍문역 또는 망월사역'으로 이어지는 북한산 산악열차를 추진 중이다. 서울메트로는 이를 북한산 주변 자치구들과 협의하고 있다. 도봉구는 이와 관련, 북한산 산악열차 설치에 대해 서울메트로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은평구 역시 구청장 공약사항의 하나인 북한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산악열차가 설치되면 버스 위주인 서울 강북지역 교통 문제가 개선되고, 서울의 명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메트로 황춘자 홍보실장은 "김상돈 사장이 직접 스위스의 산악열차를 보고 연구해왔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북한·도봉산 케이블카 및 산악열차 사업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도봉산과 북한산이 개발제한구역 및 국립공원이어서 환경부 등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12월 말쯤 환경부의 케이블카 설치기준 조정 내용이 나오면 구체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윤주옥 사무처장은 "북한산국립공원은 연간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오고 있어 세계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명산"이라며 "이용객을 제한해도 모자랄 판에 케이블카나 산악열차를 설치하면 북한산은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환경연합 염형철 운영위원장은 "보존을 목적으로 지정된 국립공원을 어떤 목적으로든 이용하고 개발하겠다는 발상부터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기범기자 holjjak@kyunghyang.com > - 재취업·전직지원 무료 서비스 가기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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