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에 흙탕물 "4대강 공사로 이포보 제방 무너져서"

2011. 5. 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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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4대강사업 대응하천 공동조사단 "과도한 굴착으로 인한 역행침식"

"유속 2배면 파괴력은 5배, 강바닥에 시멘트 발라도 막을 수 없어"

지난 13일부터 닷새째 한강이 때아닌 흙탕물 몸살을 앓고 있다.

시민들은 화창한 하늘과 대비되는 누런 황톳물에 크게 놀란 모습이다. 큰 비가 온 것도 아닌데 이게 웬일이냐며 트위터에 한강 사진을 쏟아내고 있다.

깊어진 본류 강바닥 → 빨라진 유속 → 강바닥 침식 → 구조물 붕괴

이런 한강 흙탕물 현상은 정부가 4대강 공사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남한강 이포보 제방 붕괴와 남한강 지천의 크고 작은 유실·붕괴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4대강사업 대응하천 공동조사단(이하 공동조사단)은 지난 13일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천서리 이포댐과 남한강 지천에 위치한 4대강 공사장 현장을 조사한 결과, 이포보에서 4월 말~5월 초 10여 일간 내린 60~90㎜의 봄비에 문화광장과 어도가 유실되고 인근 제방이 붕괴됐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흙탕물이 한강 쪽으로 계속 흘러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공동조사단은 "이런 이상현상은 과도한 강바닥 굴착으로 인해 발생한 역행침식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본류 강바닥을 깊게 파헤쳐 본류와 지류 접합부의 낙차가 커지면서 빨라진 유속이 강바닥 침식을 일으키고 그로 인해 위에 얹어진 제방이나 하상보호공 등의 구조물 붕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항진 여주환경연합 집행위원장은 "역행침식으로 유속이 2배 빨라지면 물의 파괴력인 소류력은 5배 정도 커지는데 그러면 강바닥에 시멘트를 발라놔도 유실을 막을 수 없다"며 "여천 지천의 15개 하상보호공도 현재 다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는 16일 밤 트위터를 통해 "비온 뒤 남한강이 북한강에 비해 흙탕물이 더 발생하는 현상은 4대강 살리기 사업 이전에도 같은 현상이 있었고 4대강 살리기 사업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북한강은 상류의 흙탕물이 댐 내에 침강하여 하류로 유출되지만, 남한강은 충주댐 하류 약 140km 구간 지류에서 흙탕물이 바로 유입되어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해명했다.

정부 "사업 전에도 있던 일" vs 환경운동연합 "공사 없는 곳은 발생 없어

그러나 김종남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준설과 제방 공사를 하지 않은 소하천과 지방하천 등지에서는 흙탕물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면 정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면서 "한강의 흙탕물 현상은 남한강 이포보의 부실공사와 관련이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 13일부터 한강변 흙탕물을 찍은 트위터 이용자들의 인증샷은 17일 현재도 올라오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홈페이지를 통해 "심각한 것은 본격적인 장마철이 되기도 전에 이미 4대강 곳곳에서 난리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정부의 무리한 4대강 공사 강행을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에서는 취수장 가물막이가 4대강 공사로 유실되면서 구미시 지역 등에서 5일간 단수가 되는 최악의 인재가 발생했다"면서 "이어 달성댐과 강정댐 인근에서도 봄비에 가물막이가 유실되는 등 사고가 발생했다. 영산강에서도 승촌댐 부근에서 가물막이가 유실되면서 상수관이 파손되는 등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김도형 선임기자/트위터 @ai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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