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파냈더니 다시 쌓여..4대강 공사 '우째 이런일이'

입력 2011. 5. 16. 03:03 수정 2011. 5. 1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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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경제부 권민철 기자]

4대강 일부 공사 공정률이 80%를 넘긴 가운데 일부 준설 현장에 다시 모래가 쌓이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천과 본류가 만나는 지점에서는 예외 없이 제방이 붕괴돼 올 여름 홍수를 앞두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하천 전문가들과 함께 남한강살리기 공사 현장을 둘러본 지난 13일 오전.

남한강 지류인 간매천이 본류와 만나는 여주군 강천면의 합류지점의 바닥이 흉측했다.

하천 밑에 묻혀 있어야 할 정체불명의 관(管)이 곳곳에 드러나 있었다.

대규모 준설로 유속이 빨라진 본류가 지류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결과 지천 바닥 곳곳이 깎인 것.

비만 오면 반복되는 문제라 복구해 봤자 소용이 없어 보였다. 여주군 북내면 금당천이 본류와 합류하는 곳에 위치한 금당교 교각 밑 부분도 지난주 내린 비로 떨어져 나가 위태롭게 다리를 지탱하고 있다.

지류와 본류와의 수위 차이를 해소하고 합류지점 바닥을 보호하기 위해 깔아놓은 돌덩이들도 물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고 쓸려내려 갔다.

여주보 인근 한천과 본류 합류지점인 여주군 대신면에선 10미터 높이의 제방 30~40미터 구간이 무너져 내렸다.(사진)

옆에서는 아예 제방을 콘크리트로 덮는 공사도 한창이었다.

이번엔 남한강살리기 공사 최남단으로 이동해 봤다.

여주군 점동면 청미천이 한강 본류에 합류하는 지점 역시 지류의 유속이 빨라지면서 제방 곳곳이 붕괴돼 있었다.

본류 쪽 상황은 더 기가 막혔다.

준설 공사로 사라졌던 축구장 1개 넓이의 모래톱이 다시 생겨났다.

남한강 수심을 깊게 하기 위해 야산 2개 크기의 모래를 파냈지만 그 영향으로 지천의 물살이 빨라지면서 모래가 다시 퇴적된 것이다.

현장을 함께 둘러본 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하천을 설계할 때는 보통 안정하상이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들어오는 모래 양과 나가는 모래 양이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남한강살리기 구간의 지류와 본류가 합류하는 지점에서는 대부분 평행하상에 대한 개념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따라서 본류와 지류의 하상이 평행하게 만들어 질 때까지는 세굴현상(洗掘現象, 강이나 바다에서 흐르는 물로 바닥이 씻겨 깎이는 현상)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준공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무너뜨리고 파헤치고 처음으로 다시 되돌려 놓는 대자연의 힘, 이 '4대강의 역습'을 과연 견뎌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twinp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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