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대리'가 바꾼 대리운전 신풍경..퇴근길 택시비 아끼고 돈도 벌고

황정환 입력 2016. 6. 13. 18:30 수정 2016. 6. 14.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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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통과해야 대리기사 등록..수수료 이외 별도 비용 없어 야근 후 행선지 맞으면 공짜 퇴근에 돈까지 '덤' "생계형 기사 몫 줄어" 지적도

[ 황정환 기자 ]

서울 강남에 있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A씨는 이달 초 ‘카카오드라이버(일명 카대리·사진)’에 대리운전 기사로 가입했다. 퇴근 후 용돈을 벌면서 경기 고양시 일산 집까지 편히 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야근하고 퇴근하기 전에 카카오드라이버 앱(응용프로그램)을 켜 놓고 일산 집 방향으로 가는 이용자를 기다린다”며 “고객 자가용으로 퇴근하면서 용돈도 벌 수 있다”고 귀띔했다. 퇴근길에 택시비 3만원을 쓰지 않고 오히려 카대리로 3만원을 벌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톡이 대리운전 서비스 카대리를 지난달 말 출시한 뒤 퇴근길에 잠시 대리운전 기사로 뛰는 ‘알뜰 투잡족(族)’이 늘고 있다. 카대리 출시로 대리운전 기사 진입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기존에는 대리운전 기사로 뛰려면 로지, 콜마너와 같은 업체가 운영하는 배차시스템을 설치해야 했다. 대리운전 기사는 매월 자동차 보험료 10만원 안팎을 내야 하고, 배차시스템 사용료와 대리업체 운영비 등을 자동으로 빼가는 예치금 전용계좌도 개설해야 했다.

카대리 기사는 보험료를 내지 않고, 전용계좌를 개설할 필요도 없다. 카대리 이용자는 현금이 아니라 사전에 등록한 신용카드로만 계산할 수 있다. 카대리 측은 대리운전 다음날 기사가 지정한 계좌로 수수료 20%를 떼고 나머지 요금을 입금한다. 카대리 기사가 되려면 운전면허증 등 기본적인 서류와 서비스 소양을 묻는 한 시간 남짓의 면접만 통과하면 된다.

카대리가 대리기사업체의 배차시스템과 달리 철저한 위치 기반 서비스를 지향한다는 점도 투잡족에게는 유리하다. 대리운전을 부르는 이용자의 위치와 가까운 기사에게만 ‘콜’ 정보가 보이기 때문에 기사 간 경쟁이 덜하다. A씨 같은 투잡족은 운 좋게 행선지가 맞으면 대리기사로 뛰고, 안 맞으면 평소처럼 집에 가면 그만이다.

카대리에 등록된 대리운전 기사는 5만명에 이른다. 전체 대리운전기사 12만명의 40% 수준이다. 대리운전 기사 상당수는 종전에 쓰던 대리업체의 배차서비스와 카대리를 함께 활용하고 있다. 대리운전 기사 B씨는 “카대리 출시 이후 퇴근 목적으로 대리운전에 나서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생계형 대리운전 기사들의 몫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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