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생태계 훼손"..일부 멸종위기종 사라져
국립환경과학원 4대강 보(洑) 설치구간 수생태계 조사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4대강 사업 이후 보(洑) 근처 수생태계가 크게 변화한 사실이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에서 일부 드러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4대강 보 상·하류 각각 2㎞ 구간의 어류와 주변 식생을 조사해 비교한 결과 고인 물에 주로 살고 오염에 내성이 강한 '정수성 어류'가 증가하고 멸종위기종이 본류에서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4대강 보 설치공사로 유속이 느려지고 물그릇이 커지면서 누치, 붕어, 끄리 등 고인 물에 사는 '정수성 종'이 주로 발견됐다.
이에 비해 하루살이, 강도래 등 흐르는 물에 주로 서식하는 '유수성 종'은 2010년 48종에서 2012년 18종으로 크게 감소했다.
수심이 얕은 여울에서 서식하는 멸종위기 2급 '꾸구리'와 1급 '흰수마자'는 보 설치 공사가 진행된 본류 구간에서는 채집되지 않았다.
멸종위기 1급인 '귀이빨대칭이'는 2011년 낙동강 수계에서 갈수기와 준설 때문에 수위가 하강했을 때 일시적으로 발견됐으나 이후 수위가 상승하면서 확인되지 않았다.
제방공사, 수변공원 조성 등으로 하천변에 자생하던 식생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개망초, 달맞이꽃 등 원래 없던 식물종이 크게 늘어났다.
어류·파충류로는 블루길, 배스, 황소개구리 등 생태계교란종이 발견됐다. 식생으로는 돼지풀, 가시박, 미국쑥부쟁이 등 총 9종의 생태계교란종이 출현했다.
이들은 토착종을 위협하고 급속도로 번식하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퇴치 운동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환경과학원은 설명했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3년간의 조사 결과만으로는 보 설치 공사가 수생태계 전반에 끼친 영향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도 장기적·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수생태계 변화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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