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지 낀 도요새 '위대한 1만km 비행'
지구 반대편 뉴질랜드에서 연구용 가락지를 끼워 날려보낸 도요새가 1만㎞ 가까이 날아와 전남 신안에서 발견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는 지난달 28일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서 도요새 무리를 조사하다 다리에 뉴질랜드 국명과 고유번호가 새겨진 가락지를 단 큰뒷부리도요 두 마리를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원들이 뉴질랜드의 가락지부착조사 총괄사무소에 도요새 발견 사실을 알리자 뉴질랜드 측은 이 새들을 처음 발견했을 당시의 정보와 감사 인사를 보내왔다.
큰뒷부리도요 두 마리는 2008년 2월11일 뉴질랜드 북섬의 미란다와 2009년 10월20일 남섬의 와이메아에서 각각 발견돼 가락지를 달아 보낸 개체로 밝혀졌다. 남·북반구를 오가던 중에 가락지 부착 후 3~4년 만에 발견된 것이다. 압해도에서 미란다는 9500㎞, 와이메아는 9700㎞ 떨어져 있다.
뉴질랜드 고유번호가 새겨진 가락지
나라마다 철새 연구자들은 철새의 이동 경로와 번식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새를 포획해 가락지를 부착한 뒤 풀어주고 있다. 철새연구센터도 2005년 이후 16종 3만9006마리의 철새에게 가락지를 부착해 날려보냈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가락지를 단 철새가 재발견되는 확률은 0.2%에 불과하다. 이번과 같이 도요새에게 가락지를 부착한 나라와 발견한 나라의 연구진이 정보를 주고받은 것도 드물다. 장거리 비행 중에 죽기도 하고, 중간 기착지인 한국에 습지가 줄어들면서 아사하는 일도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새는 호주·뉴질랜드에서 출발해 한국과 중국 북동부를 거쳐 러시아 동부와 미국 알래스카까지 이동해 번식하는 몸길이 12~66㎝가량의 여름철새이다.
<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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