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었구나! 한국표범 '발도장 쾅'

2013. 4. 1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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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원주 섬강변서 발자국 발견

국립 생물자원관 전문가

"표범 발자국 100% 확실"

1962년 이후 첫 생존 증거"국내 5마리 이상 있을 것"

수십년 전 남한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한국 표범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유력한 발자국 증거가 발견됐다. 야생동물 전문조사원 김대호(40)씨는 "10일 오전 강원도 원주의 한 습지에서 양서·파충류 조사를 하던 중 대형 포유동물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 30여개를 발견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 감식을 의뢰한 결과 표범의 발자국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말했다.

학술적으로 극동표범(아무르표범)에 속하는 한국 표범은 1900년대 초반까지는 남한에서 한 해 100여마리가 포획될 정도로 많이 서식했으나,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유해동물 퇴치를 명분으로 집중 사냥에 나선 것을 계기로 개체수가 크게 줄어 남한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발자국들을 감식한 대형 포유동물 전문가 한상훈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장은 "보폭 50㎝, 발자국 너비 8㎝에 발가락이 방사 형태로 나 있고, 모래에 체중이 실려 깊게 파였는데도 발톱 흔적이 전혀 없는 등 대형 고양이과 동물 발자국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이고 있다. 크기와 보폭으로 보아 표범 발자국이 100%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양이과의 야생동물 중 흔히 발견되는 삵은 아무리 커도 발자국 너비는 4㎝, 체중은 5㎏을 넘지 않는다. 이런 족적을 남길 수 있는 고양이과 야생동물은 표범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에 발견된 발자국의 크기와 깊이, 상태 등으로 미뤄 발자국의 주인공은 체중 50㎏ 안팎의 표범 성체이며, 9일 심야에서 10일 새벽 사이 섬강 강변을 따라 북쪽에서 동쪽 치악산 방향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야생 한국 표범은 1962년 경남 합천 오도산에서 생포된 개체를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실체가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그 뒤로 최근까지 강원도 비무장지대와 백두대간, 지리산, 가야산 주변에서 표범을 봤다는 주민과 등반객의 목격담은 더러 있으나, 표범과 비슷하게 생긴 삵을 잘못 본 것일 수도 있어 크게 신뢰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한상훈 과장은 "지금까지 나온 표범 목격담 가운데 신뢰성이 높은 것들로 미뤄볼 때, 우리나라의 자연에는 아직 다섯마리 이상의 표범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 실체가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이번 발자국 발견을 계기로 특히 주민들의 표범 목격담이 많은 가야산 일대에 야생동물 무인카메라를 확충해 실체를 촬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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