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봉지 뜯어봤더니 반 이상 빈 포장

입력 2012. 3. 1. 21:56 수정 2012. 3. 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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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속임 상술 규제 강화키로

해태제과의 양파칩 제품인 '구운양파'는 포장 대비 과자의 내용물 비중이 41.8%에 불과했다. 제품의 절반 이상이 빈 봉지라는 얘기다. 과자 내용물이 파손되지 않도록 봉지 안에 질소를 주입하지만 그 양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유제철 과장은 "포장이 과도해 질소를 사면 과자를 덤으로 주는 격"이라고 말했다.

제과업체의 과잉 포장 관행이 좀체 바뀌지 않고 있다.

제품을 고급스럽게 보이기 위해 겉포장을 화려하게 만들다 보니 정작 내용물은 절반이 채 안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각종 원재료 값이 오르자 포장만 키워 소비자를 눈속임하는 제과업체의 그릇된 상술도 과대 포장에 한몫을 하고 있다.

환경부가 국내 과자류의 포장실태를 조사한 결과 '연양갱'의 포장 대비 내용물이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닥터유의 쿠키는 포장 대비 내용물이 17.7%에 불과했다. | 환경부 제공

과자류의 경우 포장지는 제품 구입 후 바로 버려지기 때문에 고스란히 환경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된다. 정부는 기준을 어긴 채 제품 내용물의 양을 줄이는 과대포장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1일 "지난해 6~8월 국내외 과자류 62개(국산 41개, 외국산 21개)의 포장 실태를 점검한 결과 국산 과자류는 내용물이 전체 제품 크기의 최소 17%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외국산은 내용물의 양이 62% 이상이었던 데 비하면 국산제품의 과대 포장은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해태제과의 '연양갱'은 포장 대비 내용물 비중이 51.3%에 그쳤다. 현행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 위반이다. 이 규칙은 포장 대비 내용물이 최소 80%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법 위반으로 과태료 300만원을 물었다.

오리온의 '마켓오 브라우니'는 현행 법망을 교묘히 피해갔다. 이 제품은 종이 완충재를 사용해 포장 대비 내용물은 23.8%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법률상 종이 완충재는 제품의 내용물로 간주된다. 즉 종이 완충재를 사용하면 포장 대비 내용물을 적게 넣어도 법망을 피할 수 있다.

오리온의 '닥터유 쿠키'는 포장 대비 제품 비율이 17.7%에 불과하다. 과자 대신 포장지를 돈 주고 사는 셈이다. 낱개로 묶는 소포장이 과도한 포장의 주된 원인이다. 현행법상 과자의 무게가 30g 이하인 경우 소포장의 크기를 규제하지 않는다. 과자의 이름이나 성분을 표시할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제과업체들이 허술한 법망을 이용하자 법을 바꾸기로 했다. 낱개 포장을 하면서 완충재를 넣어 과대포장 기준을 피해가지 못하도록 종이 완충재도 포장재로 간주할 방침이다. 또 질소 충전을 통해 포장지를 부풀리지 못하도록 앞으로 포장 대비 내용물이 65%가 넘도록 규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과일 선물세트의 과도한 장식 리본과 띠지 사용에 대해서도 제한 규정을 만들 계획이다. 환경부 조사결과 백화점·대형마트에서 파는 과일 선물세트의 85%가 이 같은 불필요한 장식물을 사용했다.

유 과장은 "제과류나 과일 선물세트 등의 포장을 친환경적으로 유도해 포장쓰레기의 양을 줄이고 포장비용도 절감할 필요가 있다"며 "제과류나 과일 선물세트의 과대포장 개선대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목정민 기자 mok@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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