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스트레스는 성적 아닌 부모와의 관계

변진경 기자 2011. 12. 1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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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학업 스트레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 2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 4개국 청소년 건강실태 국제비교조사 > 보고서가 이를 보여준다. 한국(3993명), 미국(1011명), 일본(1113명), 중국(1176명) 고등학생 1~3학년생 7293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는 각 나라 청소년이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의 양상과 원인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 중 "최근 1년간 스트레스를 느꼈다"라고 답한 비율이 한국(87.8%)에서 가장 높았다. 일본(82.4%), 미국(81.6%), 중국(69.7%)이 뒤를 이었다. 특히 스트레스를 "자주 느꼈다"라는 한국 청소년의 비율(48.5%)은 중국 청소년(15.6%)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한국 학생들이 1순위로 꼽은 것은 '공부 문제(72.6%)'였다. 다른 3개국 청소년도 공부 문제를 많이 꼽았지만 그 비율이 44~59%로 우리나라에 훨씬 못 미쳤다.

반면 이런 청소년의 스트레스를 들어주고 정서적 지원을 해주는 부모의 비율은 한국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님께서 나의 고민을 들어주신다"라는 문항에 대해 한국 청소년들의 긍정 응답 비율은 미국(70.5%), 중국(63.5%), 일본(61.8%)에 이어 꼴찌(60.7%)였다. "부모님이 나를 잘 알고 이해해주신다"라고 답한 비율 역시 한국(66.1%)이 가장 낮았다(중국 76.2%, 미국 70.7%, 일본 68%).

다른 국제 비교 조사에서도 한국 부모의 유별난 '공부 압박'이 잘 드러난다. 2008년 보건복지부의 < 한·중·일 청소년 가치관 국제비교조사 > 결과에 따르면 가족 간 대화 주제가 '공부·성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한국(37.3%)에서 가장 높았다. 중국·일본은 그 비율이 19.2%, 14.8%에 그쳤다. 대신 '방송·연예인'이나 '취미'가 가족 간 대화의 주요 주제라는 답변이 많았다. 청소년에게 "상위 10등 안에 들어라" 하고 요구하는 부모 비율도 한국(24.7%, 일본 10.8%, 중국 24.3%)이 가장 높았다( < 한·중·일 고교생의 학습환경 및 학업태도에 관한 국제비교조사 > , 2009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최인재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를 독립 개체로 생각하는 서양과 달리 자녀의 성공을 나의 성공으로 받아들이는 동일시 심리를 많이 갖고 있으며, 부모의 만족스럽지 못한 삶을 자녀의 성취로부터 보상받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것이 아이들에게 학업 스트레스로 가해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변진경 기자 /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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