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곽노현號..서울교육 대변혁 임박

입력 2010. 7. 1. 05:33 수정 2010. 7. 1.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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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공백 비상체제 2년여만에 끝나진보교육 실험예고…교과부와 마찰 우려(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진보 성향으로 통하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1일 공식 취임함에 따라 수도 서울의 교육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곽 교육감의 취임으로 서울시교육청은 일단 `교육수장 공백사태'를 면했다.서울시교육청이 교육감 부재 상황을 맞은 것은 작년 10월 공정택 전 교육감이 선거법 위반 혐의 확정으로 사퇴한 이후부터지만 실질적으로 비상체제에 돌입한 것은 벌써 만 2년이 다 돼간다.

2008년 7월 재선에 성공한 공 전 교육감이 업무를 재개한 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게 되면서 각종 교육정책이 겉돌기 시작했다는 게 교육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지역 유·초·중·고교 학생 137만명을 담당하고 교육예산도 한 해 6조3천억원에 이른다. 소속 공무원은 4만8천여명이다.

이런 엄청난 규모와 수도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서울시교육감에게는 `교육대통령'이란 별칭이 붙었다. 그럼에도 공 전 교육감이 전례없는 비리사건에 휘말린 탓에 장기간 교육대통령의 공백기를 맞았던 셈이다.

서울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교육감의 모든 관심은 재판에 쏠려 있었다. 사실상 그때부터 리더십 공백 사태가 왔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성희 현 부교육감과 김경회 전 부교육감이 `난국'을 비교적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사상 최악의 교육비리, 고교선택제 파문, 자율형사립고 부정입학 등이 연달아 터지면서 서울시교육청은 개청 이래 최악의 위기를 경험했다.

교육청 직원들은 곽 교육감이 선거 과정에서 별다른 `뒷말'을 듣지 않았던 점, 국가인권위 사무총장과 법학교수로서 경력을 쌓으며 깨끗한 이미지를 관리해온 점에 비춰볼 때 복마전이란 오명을 뒤집어쓴 서울시교육청의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아울러 곽 교육감이 서울지역의 첫 진보 성향 교육 수장이란 점은 서울교육의 일대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서울교육은 공정택 전 교육감이 2004년 8월 `학력신장'을 기치로 내걸고 당선된 이래로 줄곧 경쟁교육, 수월성 교육 중심의 노선을 유지해왔다.

이른바 `일제고사'로 통하는 학업성취도평가, 수준별 이동수업, 고교선택제를 도입하고 국제중 설립, 특수목적고 증설 등을 추진한 것이 공정택 교육의 핵심이었다.

수월성 교육에 찬성하는 입장에 있는 교육계 인사들은 이 시기를 "학교선택권이 신장되고 학력신장이 이뤄진 시기"로 평가하지만, 반대편에 서서 평등교육을 지향하는 인사들은 "교육의 빈부격차가 심화된 시기"라고 비판한다.

반면 곽노현 교육감은 수월성보다는 교육기회의 평등과 복지 확대에 뚜렷한 방점을 찍고 있다.

평준화와 수월성의 가치가 대립하는 교육정책에서 우선순위가 지금과는 정반대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초중고 전면 무상급식 시행, 서울형 혁신학교 설립, 공립 유치원 증설, 학업성취도평가 반대(또는 수정), 고교선택제 원점 검토 등이 바로 이런 전망을 가능케 하는 곽 교육감의 정책과 공약이다.

곽 당선자는 최소한 자율형사립고, 특수목적고, 국제중 추가 증설은 없다고 못박았고 이미 지정된 학교들에 대해서도 운영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바로 잡겠다"고 밝혀 중고교 체제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경쟁교육·귀족교육'이라고 강력히 비판하며 당선됐다는 점에서 교육당국과의 마찰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교원평가제, 자사고, 교장공모제, 전교조 교사 징계 등에서 수정·반대 의사를 밝혔을 뿐 아니라 앞으로 추진되는 교육과학기술부 주도의 교육정책에도 "분명한 목소리를 내겠다"며 선별 수용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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