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이것이 문제다]"접대부·웨이터로 빠져 한 학기 수십명 자퇴"

윤희일 기자 2011. 6. 1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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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전문대 교수의 증언

"등록금 번다고 유흥업소로 빠졌다가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이 부지기수입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등록금 문제는 인생이 걸린 중대사라는 얘기죠."

대전지역 모 전문대의 김모 교수(49)는 10일 "갈수록 치솟는 등록금을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의 아르바이트만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게 된 대학생들이 최근 들어 상대적으로 수입이 좋은 유흥업소로 몰리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김 교수는 "2학기 개강 때만 되면 늘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1학기까지만 해도 학교를 어떻게든 다녀보려고 노력하던 학생들 중 상당수가 여름방학이 지나고 나면 모습을 볼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많은 대학생이 1학년 1학기 기말고사 이후 맞이하는 여름방학부터 유흥업소 등에서 본격적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며 "특히 이들 중 상당수는 2학기가 개강해도 학교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 7일 오후 7시 춘천 명동에서 열린 '반값 등록금 이행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한림대 휴학생인 조재우씨(25·뒷모습)가 자리에 앉아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애쓰는 학생들의 체험담을 듣고 있다. | 최승현 기자그는 "나중에 조사해 보면 유흥업소 등에서 일하다 학교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그 일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유흥업소로 빠지는 학생은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김 교수의 증언이다. 여학생은 단란주점이나 룸살롱 등의 접대부로 일하고, 남학생은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빠지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 김 교수가 지켜본 대학가 세태의 한 단면이다.

김 교수는 "저소득층 학생이 많은 전문대의 경우 이런 식으로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이 학기별로 많을 때는 수십명까지 나온다"고 증언했다. 그는 "술집 등에 가서 여종업원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명문 사립대는 물론 국립대에 재학 중인 학생을 만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등록금 마련을 위한 아르바이트가 수업 분위기를 해치는 주범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밤샘 아르바이트를 마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잠을 보충하기 위해 강의실 책상에 엎드려 자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사회가 학생들의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이미 파국을 맞은 대학사회 자체가 붕괴돼버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 윤희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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