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아시아 대학평가] (2) 한국 인문학, 세계무대에 서다

안석배 차장 sbahn@chosun.com 2011. 5. 24.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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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외대·성대·한대 50위內 진입.. 한국 인문학 '약진'

올해 ' 조선일보 ·QS 아시아대학평가'에서는 한국 대학들의 '인문학(人文學)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학계 평가 중 인문·예술 분야 순위에서 아시아 50위 이내에 든 한국 대학은 6개뿐이었으나 올해는 서울대 (6위), 연세대 (13위), 고려대 (14위), 경희대 (22위), 이화여대 (26위), 서강대 (32위), 한국외대 (41위), 성균관대 (45위), 한양대 (49위) 등 9개 대학으로 크게 늘어났다.

9개 대학 중 지난해와 순위가 같은 서울대를 제외한 8개 대학의 순위가 모두 상승했다. 고려대는 일본 게이오대(18위)를 앞질렀고, 경희대는 일본 오사카대(23위)와 중국 난징대(24위)를 뛰어넘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일본과 함께 이 분야 50위 안에 가장 많은 대학을 올렸으며, 중국 (8개)과 홍콩 (5개)이 그 뒤를 이었다.

2006년 각 대학 인문대학장들이 모여 '인문학의 위기'를 선언해야 했을 만큼 수세에 몰렸던 한국 인문학이 5년이 지난 지금 국제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연구 성과를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경희대와 이화여대의 도약

인문·예술 분야에서 두드러진 상승을 보인 국내 대학은 지난해 아시아 67위에서 올해 22위로 45계단이 뛰어오른 경희대였다. 경희대 김수중 문과대학장은 "우수 논문에 인센티브를 주고 해외의 유능한 교수들을 초청해 함께 연구하면서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내는 등 노력해온 것이 성과를 낸 것"이라며 "최근 2~3년 동안 문과대 전체 논문 수가 40~50% 늘어났다"고 말했다. 경희대는 인문학과 교양 강의만을 전문으로 하는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설립하는 등 학교 전체가 인문학 진흥을 위해 뛰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화여대도 올해 아시아 인문·예술 분야에서 30위 내로 진입했다. 이화여대는 2007년 이화학술원을 설립하고 국내외 최상급 인문학자들을 초빙하는 등 인문학 진흥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09년에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가 경쟁력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교양교육 과정에 15개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고, 여러 기초 학문을 인문학과 접목한 강의를 신설하는 등 학생들이 인문학을 친근하게 느끼도록 했다.

외대·한양대·홍익대의 선전

한국외대는 올해 인문·예술 분야에서 아시아 41위에 올랐다. 한국외대는 외국어 능력을 바탕으로 한 인문학 등 전공 간 융합에 힘써온 결과라고 말했다. 외대는 최근 서울시 '희망의 인문학 과정'의 전문 교육기관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분야 아시아 49위에 오른 한양대의 성과도 돋보인다. 한양대는 전통적으로 '이공계가 강하다'고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동아시아문화연구소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등 대표적인 인문학 연구소들을 중심으로 임지현(서양사)·박찬승(한국사)·정민(고전문학) 교수 등 학자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홍익대 는 이 분야 아시아 62위에 올랐다. '미술 명문대'로 잘 알려진 홍익대는 논문으로 평가받기 어려운 예술 방면의 힘으로 괄목한 만한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익대는 최근 불문과 진형준 교수가 인문학과 경영학의 접목을 시도하는 등 인문학 분야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동국대 와 국민대 도 이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류 등 국가 이미지 상승 영향

국내 인문학의 도약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학마다 연구 실적 평가를 중시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한류(韓流)현상이 전 아시아로 퍼지면서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상승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조규익 숭실대 인문대학장은 "인문학은 자국의 문화를 다루는 비중이 큰데 한국이 자동차나 냉장고 만드는 나라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이제 고급 '문·사·철(文·史·哲)'이 세계 지식인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재단의 A박사는 "최근 들어 각 대학이 외국 학계와 교류를 많이 하면서 인문학의 대외 인지도를 높인 것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 인문학 논문의 질(質)까지 높아진 단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의 학계 평가는 세계 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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