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참겠다, 살인 등록금"

김향미·임아영 기자 입력 2011. 4. 3. 19:12 수정 2011. 4. 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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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비 고통 때문에 젊은이들이 몸을 던지는 나라취업난 움츠렸던 학생들 잇단 집회·농성 '행동' 나서

지난 2월8일 대학 4학년생 ㄱ씨(23)가 강원 강릉의 원룸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방 안에선 타다 남은 번개탄과 즉석복권, 학자금 대출서류가 발견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대구에서는 밀린 학자금 대출 상환을 고민하던 여대생 ㄴ씨(당시 21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등록금 1000만원 시대'라는 용어가 상징하듯 대학 등록금은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게 만들 만큼 '살인적' 수위에 도달했다. 대학들은 극한의 위기에 몰린 학생들의 고통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올해도 등록금을 올렸고, 학생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시민사회와 정치권도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등록금 문제는 전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선 대학생 3000여명(경찰 추산 1000여명)이 '4·2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시민·대학생 대회'를 열고 이명박 정부를 향해 '반값 등록금' 공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각 대학에선 수년 만에 학생총회가 부활하고 집회와 농성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등록금 문제의 당사자임에도 취업난에 움츠리고 '알바'를 통해 개인적으로 해결하려 해온 대학생들이 한데 뭉쳐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이번 '등록금 투쟁'은 학기 초에 불붙었다 흐지부지되던 예년과 달리 점점 더 확산되는 양상인 점이 주목된다.

고려대와 이화여대에서는 지난달 31일 학생총회가 열렸다. 각각 5년, 6년 만에 처음 열린 학생총회였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학교 측이 등록금 동결 요구를 거부할 경우 4일부터 1주일간 졸업을 위한 필수과목인 '채플'(기독교 예배) 수업을 거부키로 했다. 학생총회에선 학생 1300여명이 '채플 거부'에 찬성표를 던졌다.

고려대 학생들은 학생총회 결의에 따라 등록금 인상 철회를 요구하며 본관과 학생처 건물을 점거한 채 농성 중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인하대 총학생회가 3년 만에 처음으로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학생총회를 성사시켰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는 최근 펴낸 책 < 미친 등록금의 나라 > 에서 "이명박 정부가 정치적 결단만 내리면 당장이라도 반값 등록금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질적 대학 등록금 총액이 11조~12조원인 만큼 반값 등록금 정책을 실시하는 데 필요한 예산은 5조5000억~6조원이면 충분하고, 이 정도 재원은 현재 여야가 각각 발의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만 합의 처리해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 김향미·임아영 기자 sokhm@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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