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산고 장애-비장애 두 고교생의 참 우정

2010. 11. 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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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교 4년때 손.발 돼 고 3까지 9년간 계속

(인천=연합뉴스) 김창선 기자 = 인천 동산고교의 한 3학년생이 초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신체 장애가 있는 급우를 보살피고 있어 값진 우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15일 이 학교에 따르면 3학년5반 김준성군은 제대로 걷지 못해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는 같은 반 김태원군과 초등학교 4학년때 만나 지금까지 9년동안 학교에서 그의 손과 발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준성군은 초교 4학년때 담임교사가 "교내에서 태원이를 도와줄 사람 손을 들어 봐"라는 말에 손을 번쩍 든 이후 태원군과 함께 하고 있다.

준성군은 어렸을때 뇌성마비로 거의 걷지 못하는 태원군이 수업 중 연필을 떨어트리면 집어주고 화장실이나 영어회화실, 컴퓨터실을 태원군의 휠체어를 밀어주며 함께 이용했다.

그의 도움으로 태원군은 영어노래를 부르고 컴퓨터실에서 다른 아이들과도 어울리며 친구들을 사귀게 됐다.

그 뒤 중학교는 같은 학교로 진했으나 같은 반이 되지 못한 상황에서도 준성군은 교실로 태원군을 자주 찾아가 불편한 점이 없는지를 묻곤 했다. 준성군은 백일장에 나가고 싶어하는 태원군의 마음을 읽고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전국 새얼문화백일장 행사장에 데려다 줘 1등을 하는 영예를 안겨주기도 했다.

고교는 같은 학교에 진학한 데다 학교측의 배려로 같은 반이 돼 둘은 어디를 가든 함께 있고 제주도 수학여행때는 전동휠체어가 가지 못하는 산에 오르기도 했다.

이들 고교생은 공부나 이성, 대학 진학 등의 고민을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힘이 돼주는 '참 친구'가 됐다.

태원 군은 "어디를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는데 준성이가 제주도 수학여행을 함께 가자고 해 미안한 마음을 무릅쓰고 따라 나섰다"면서 "그의 등에 업혀 바라본 마라도의 모습은 무척 아름다웠고 그때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라면서 고마워했다.

그는 "담임 선생님이 글 재주가 좋다고 칭찬해 주셔서 대학은 국어국문학과에 들어가려 한다"면서 "준성이가 없었다면 대학 진학의 꿈은 꾸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준성군은 "태원이를 좀 더 편안하게 해주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든다"면서 "태원이를 보고 장애 학생을 위한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대학은 특수교육학과로 가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 학교 최기형 교감은 "준성이는 친구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며 공부도 열심히 해 반장을 맡고 있다"면서 "교사들도 태원이에 대한 준성이의 우정에 흐뭇해 하고 있다"라고 준성군의 따뜻하고 변치않는 행동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chang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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