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열 번에 350만원..입학사정관제 '고액 과외'

2009. 7. 3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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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전형은 느는데 정보 부족강남 학원 상담사업 진출

학부모들 불안감 부추겨

지나치게 높은 금액 요구

[현장] 이 대통령 '입학사정관 100% 확대' 언급 뒤 학원가

"저희는 200만원씩 받고 자기소개서나 대신 써주는 학원들과는 달라요. 고등학생은 물론이고, 초·중학생도 앞으로 입학사정관의 마음을 끌 수 있는 길을 제대로 찾을 수 있도록 오랜 경력의 베테랑들이 도와줍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입학사정관제 전문 컨설팅업체 ㅇ사 관계자는 29일 상담 문의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일반적인 입시 컨설팅을 해왔는데 최근 입학사정관제 확대 움직임에 맞춰 이 분야의 특화 컨설팅업체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다음달 3∼14일에 휴일을 뺀 열흘 동안 대입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2010학년도 입학사정관 전형 합격을 위한 단기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 차례에 2시간씩 모두 10차례에 걸쳐 일대일로 진행되는데, 비용이 학생 1명당 350만원에 이른다. 컨설팅 내용은 '자신의 비전을 업그레이드하는 텍스트 컨설팅'(전공독서이력·스펙 선별하기), '입학사정관 전형에 맞춘 심층면접 컨설팅'(개별·집단면접) 등으로 이뤄져 있다.

ㅇ사가 입학사정관 전형 컨설팅 사업을 시작한 것은 올해 들어 교육과학기술부가 이 제도의 도입을 적극 독려해 '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입학사정관제의 100% 확대를 언급한 것도 이런 흐름을 부채질하고 있다.

ㅇ사 쪽은 특히 앞으로 입학사정관제가 대폭 확대될 것이 확실한 만큼, 초·중학생들도 장기적인 컨설팅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학생의 경우 관심사가 비슷한 두세 명이 일주일에 한 차례씩 상담을 받는 비용이 한 달에 60만원이고, 일대일 컨설팅을 원하면 혼자 그 비용을 모두 부담하게 돼 있다. 중학생 대상 프로그램에는 '출판 및 특허 코칭', '공모 및 대회 코칭' 등이 포함돼 있다.

ㅇ사뿐 아니라 입시업체 가운데는 입학사정관제를 겨냥한 특화 컨설팅업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곳이 적지 않다. 수험생 한 명당 1년에 700만원가량을 받고 학습 및 입시 관련 컨설팅을 하는 ㅅ사는 최근 입학사정관제 전문 컨설팅을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입시 컨설팅 업체 ㅇ사·ㄱ사 등도 에세이 전문가, 면접 전문가 등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입학사정관제 맞춤형 사교육'에 나서고 있다.

서울 강남의 ㄱ사 관계자는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면 성적뿐 아니라 입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다양해지고, 그만큼 고려해야 할 점도 많아지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조언이 중요하다"고 홍보했다.

학부모들의 불안과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중학생 자녀를 둔 유아무개(서울 대치동)씨는 "입학사정관제 자체가 워낙 불확실한 전형이라 학부모들의 걱정이 되레 커지는 분위기"라며 "주위에서 다들 앞으로 입학사정관제 컨설팅이 필수 코스가 될 것이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특목고 전문 학원인 하늘교육의 임성호 이사는 "지금처럼 별다른 가이드라인도 없이 정부가 무작정 입학사정관제 확대만 강조하는 분위기에서는 입학사정관제 사교육이 더 늘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이런 형태의 컨설팅업체들이 상당히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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