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고교 학교군 개편을 통해 2010학년도부터 서울지역에서 고교선택제가 시행되면 현재 중학교 2학년은 고교 진학 시 거주지와 관계없이 서울 전체에서 희망하는 학교를 골라 지원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서울지역 일반계고 신입생 배정은 도심의 중부학교군 37개 학교만을 대상으로 2∼3개교를 복수 지원받아 추첨 배정하고, 나머지 학교는 거주지 학교군에서 추첨을 통해 강제 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현 중 2년생이 고교에 들어가는 2010학년도부터 학생들은 2단계에 걸쳐 학교를 최대 4곳까지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 우선 1단계에서 학생들은 서울의 전체 학교 가운데 가고 싶은 학교 2곳을 골라 지원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1단계에서는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고교를 지원할 것으로 보여 추첨을 통해 20∼30% 정도가 원하는 학교에 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단계에서 학생들은 거주지 학교군에 있는 2개 학교를 다시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30∼40%의 학생이 추첨 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1·2단계에서는 각각 서로 다른 2개 학교씩을 지원해야 하지만 1단계 지원학교가 거주지 내에 있으면 2단계에서 해당 학교를 다시 지원할 수 있다.

1·2단계에서 배정받지 못한 학생은 3단계에서 거주지, 교통편의, 종교 등을 고려해 거주지 및 인접학교(통합학교군)에 강제 배정된다.

단계별 배정 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시교육청이 동국대 박부권 교수팀에 의뢰한 학교선택권 시행계획에서는 시뮬레이션 결과 1단계 30%, 2단계 40%, 3단계 30% 비율로 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은 공동학교군(중구·종로구·용산구)은 학생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감안해 배정 비율을 1단계 60%, 2단계 40%로 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학교선택제는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선호 학교와 기피 학교가 뚜렷히 드러나게 돼 학교 서열화를 심화시키고 기피 학교 학생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을 키우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실제로 시교육청이 지난해 말 일반계고 204개교 학생을 대상으로 모의 지원을 실시한 결과 배정대상 학교 중 30곳이 미달사태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은 이들 비선호 학교에 대해 학교 컨설팅을 실시하고 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을 지원하는 등 2010년 전까지 교육 여건을 개선해 학교 간 격차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이경희 기자

◆일반학군=각 지역교육청 관할 구역 내 고교를 한 학군으로 묶은 기존의 11개 학교군.

◆단일학군=서울시 전 지역 고교를 하나의 학군으로 묶은 학교군.

◆통합학군=현행 일반학군과 인접 학군을 묶은 학군(예:동부북부, 강동강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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