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국제중 강행

2008. 8. 19. 21:4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교과부도 태도돌변 긍정검토…2곳 960명

전교조 "초등생도 입시경쟁 설치 중단을"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공정택)이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국제중 신설을 강행하기로 하고, 19일 '특성화 중학교 지정계획(안)'을 발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참여정부 때와는 달리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시교육청이 밝힌 계획안을 보면, 사립학교인 대원중과 영훈중을 국제중으로 전환하고 두 곳에 학년당 160명씩 480명씩의 정원을 배정하기로 했다. 서울지역 학생만 지원할 수 있으며, 1단계에서는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의 서류 전형을 통해 정원의 5배수를 선발한다. 2단계에서는 개별 면접과 집단 토론을 통해 3배수로 추린 뒤, 3단계에서는 무작위 공개 추첨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뽑기로 했다.

양종만 시교육청 교육지원국장은 "사교육 폭증을 막기 위해 토익·토플 등 영어인증시험과 각종 경시대회 수상 실적 등은 아예 반영하지 않고 문제풀이식 구술면접이나 영어면접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어와 국사 등 일부 과목을 제외하고 영어 몰입 수업을 하되, 입학 뒤 일정 기간은 영어와 우리말로 동시에 수업을 하는 '이중언어' 수업을 실시해, 과도한 영어 선행학습을 막겠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대신 외국에서 살다 온 학생과 외국어 능통자는 특별전형을 통해 흡수할 계획이다. 특별전형은 부모와 함께 외국에서 2년 이상 머물거나 부모 중 한 명이 외국인인 경우, 제2외국어에 능통한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시교육청은 지난 14일 교과부에 사전 협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시·도교육감이 국제중 등 특성화 중학교를 지정하려면 교과부 장관과 협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교과부는 2006년에는 국제중 설립 자체를 강하게 반대했지만, 이번에는 새 정부의 수월성 교육 강화 방침에 따라 설립에 긍정적이다. 성삼제 교과부 학교제도기획과장은 "사교육 유발 여부를 포함해 시교육청과 종합적인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며 "이견이 있다면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 "국제중 신설은 평준화 기조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무모한 도박"이라며 "초등학생까지 입시경쟁에 끌어들이고 학부모에게 사교육비 부담만 안겨줄 국제중 신설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 신방학초등학교 이용환 교사는 "학교장 추천서를 받을 지원자를 가려내기 위한 객관적인 평가가 도입될 가능성이 크고, 결국 국제중 입시를 준비하지 않는 학생들까지 학업경쟁에 내몰리는 등 초등교육이 파행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정민영 기자 duck@hani.co.kr

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 <한겨레> [ 한겨레신문 구독| 한겨레21 구독]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