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속논술비법찾기]스티븐 스트로가츠의 ''싱크''

2007. 3. 2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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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의 저자 스티븐 스트로가츠(사진)는 현재 미국 코넬대 응용수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카오스(chaos)와 복잡계 이론 분야의 태두로 꼽힌다. 이 책은 풍부한 사례를 들어 '동조' 현상(동조화) 최신 이론을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동조란 '영향을 주고받되 이를 통해 서로 무언가가 같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쉬운 예로 함께 생활하는 여성들의 생리주기가 같아지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전자 단위의 미시 세계에서도 동조가 나타나는데, 초전도체가 그 대표적 사례다. 초전도체 내 전자들이 동조현상을 일으켜 일렬로 행진함으로써 저항이 전혀 없이 전기가 흐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겉보기에 단순해 보이지만 상당히 복잡한 메커니즘의 결과이다.

2006학년도 성균관대 수시 2학기 자연계 논술고사의 주제는 동조현상이었다. 논제는 반딧불이의 집단 발광 현상과 심장박동을 조절하는 동방결절 조직의 공조를 예시하고, 이 중 하나를 택해 주어진 10개의 제시문을 토대로 그 현상이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지 논의하되, 그 논의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는 것이었다.

이 논제에 독특한 조건이 부여됐는데, '제시문에 주어진 정보 이외에 문제와 관련된 현상, 사실, 이론, 수학 공식 등을 알고 있어도 논술문의 논리 전개 시 사용하는 것을 지양하라'는 것이다.

아울러 '논의를 전개하는 데 사용한 제시문은 반드시 참고문헌 형태로 표시하라'는 조건도 달렸다.

답안을 작성할 때 전체적인 글의 흐름은 10개의 제시문에서 추출하되 해당 부분에 '열역학 제2법칙의 핵심은 고립계 내 분자나 원자들의 무질서도 증가한다는 것이다(제시문 2)'와 같이 글 뒤에 어떤 제시문을 인용했는지 명기해야 한다.

현상을 설명할 구체적 방법 또한 제시문에서 뽑아낼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인용했음을 밝혀야 한다.

반딧불이가 동시에 발광하는 것을 페로몬(동물, 특히 곤충이 분비·방출해 동료에게 어떤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물질) 전달에 의한 결과라고 가정한다면 제시문에 설명된 실험 모형을 도입해 설명할 수 있다.

제시문에 나와 있는 대로 외부와 차단된 커다란 상자를 동일한 크기의 수많은 작은 방으로 나누고 각 방에 반딧불이를 나눠 넣는다. 반딧불이의 동조를 입증하는 과정이므로 각 방에 반딧불이가 몇 마리씩 들어가도록 한다.

더불어 페로몬 이외의 변인을 차단하기 위해 암실이라는 조건이 부가돼야 한다. 만약 반딧불이들이 동료 불빛의 주기에 따라 반응할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반딧불이가 들어가는 작은 방은 서로 공기 소통이 차단된 채 반짝임을 인지할 수 있도록 유리와 같은 투명한 공간으로 분리돼 있어야 한다.

이 논제는 동조화 전문 지식을 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수험생은 명심해야 한다.

예시에 나타난 현상을 개념화해 설명하고, 제시문에 주어진 자료를 최대한 활용해 타당한 가설을 세운 뒤 이를 입증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계해 명료하게 드러낼 수 있는지 살피려는 것이므로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이 중요하다.

참고로 '싱크'에는 반딧불이의 동조를 설명하는 자료로 생물학자 존 벅의 실험이 예시돼 있다. 그는 반딧불이가 어떤 식으로 자신의 발광 패턴을 조절하는가 알아보기 위해 인공적인 빛을 사용했다.

반딧불이 한 마리에게 다른 반딧불이의 빛에 해당하는 인공적인 빛을 보여주고 반짝임 주기의 변화를 관찰한 것이다. 이 실험을 근거로 필자는 반딧불이가 반짝이는 리듬은 내부 진동자의 통제를 받는다고 추론한다.

김수연 비타에듀 에플논술硏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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