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복수정답 논란' 문항 내용은

2008. 11. 1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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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해답에 대한 입장 엇갈려(서울=연합뉴스) 이윤영 송진원 기자 =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 일부 수험생과 학원가에서 `복수정답'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사회탐구영역 정치 9번문제는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의 특징을 묻는 문항이다.

문항에 나와 있는 그림을 보고 `A'와 `B'로 표시된 두 개의 `전형적인' 정부 형태를 파악한 뒤 각각의 특징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을 고르도록 한 문제다.

그림에서 `A'는 대통령제, `B'는 의원내각제를 뜻하며 보기는 ①A의 행정부 수반은 의회를 해산할 수 있다 ②A의 의회는 각료 임명에 대한 동의를 할 수 있다 ③B의 의회는 행정부 수반을 탄핵할 수 있다 ④B의 행정부 수반은 법률안을 거부할 수 있다 ⑤B는 A에 비해 행정부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다 등 5가지가 제시됐다.

이 중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정답으로 보기 ②번을 제시했지만 일부 수험생과 학원가에서는 ③번 보기도 정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원내각제에서도 의회가 행정부 수반을 탄핵하는 제도가 엄연히 존재하며 전통적인 의원내각제 국가로 꼽히는 영국에도 유명무실하긴 하지만 규정상 탄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영국에서는 2004년 당시 하원 일부 의원들이 토니 블레어 총리에 대해 탄핵 소추를 시도한 바 있다.

현행 교과서에는 의원내각제의 특징과 관련해 `탄핵'을 언급하고 있는 부분은 없다.법문사가 발간한 고교 정치 교과서에는 의원내각제의 특징으로 `의회는 내각을 불신임할 수 있고 내각은 의회를 해산할 수 있다'고 돼 있으며 천재교육의 교과서에는 `내각 불신임권은 의원 내각제에서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권한이다'라고 설명돼 있다.

그러나 문제를 제기하는 수험생들은 영국의 사례 등을 들어 `내각 불신임과 별도로 탄핵이 가능하다', `내각 불신임을 사실상의 탄핵으로 봐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정치학자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김광웅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이 문항에서는 `전형적인' 특징을 묻고 있다"며 "의원내각제의 전형적인 특징은 내각 불신임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불신임은 탄핵하고는 다르다"는 논리를 폈다.

반면 박호성 국제평화전략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내각 불신임도 결국 탄핵을 뜻한다고 봐야 한다. 내각 불신임과 탄핵 두 단어의 영어 어원을 찾아보더라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한국헌법학회 회장인 신평 경북대 법학부 교수는 "고위직 공무원을 제재하기 위한 탄핵과 의회가 정부를 해산하기 위한 내각 불신임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며 "그러나 각 나라의 특징에 따라 정부 형태의 다양한 변형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애초에 이런 문제를 출제한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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