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사 1만원' 행사비..'촌지 안받음' 편지 지시..'낯 뜨거운 스승의 날'

수원 | 경태영·전주 | 박용근기자 2009. 5. 13.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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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교사들 강력 반발

스승의 날(15일)을 앞두고 일부 교육청이 취한 조치를 둘러싸고 일선 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스승의 날을 맞아 일선 학교에 교직원 1인당 1만원씩의 행사지원비를 지급하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는 13일 "선생님들을 부끄럽게 하지 마라"며 교육청을 비판하고 나섰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도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스승의 날 행사지원비로 지급한 14억3000만원이면 2만8000여명의 저소득층 학생이 한달동안 무료급식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스승의 날이 1인당 1만원을 쓰기 위한 행사로 전락하고, 일부 학부모들의 부적절한 관행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지부는 이어 이 지원금을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다시 내릴 것을 촉구했다. 이미 일부 학교 교사들은 이 지원금을 모아 저소득층 학생들의 급식비로 사용키로 했다. 평택 ㅎ중학교는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중심으로 이 돈을 학생 급식비로 사용키로 했다.

경기지부 이만주 정책실장은 "전형적인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며 "해마다 스승의 날이 되면 가슴앓이를 하는 선생님을 더 이상 부끄럽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달 초 스승의 날 행사에 각 학교가 사용하도록 도내 유치원과 초중고·특수학교 교직원 1인당 1만원씩 모두 14억3000여만원의 예산을 각급 학교에 배정했다.

전북도교육청은 초·중·고 담임교사들에게 '촌지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15일 이전에 학부모들에게 보내라고 지시, 논란이 일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은 말 많은 촌지문제를 학교 현장에서 능동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밝혔으나 교사들은 자존심을 해치는 행위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ㄱ중학교 김모 교사는 "교사들의 자존심을 짓뭉개면서 스스로 고해성사하는 식의 편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내라는 것은 모든 교사들이 촌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 아니냐"며 "도대체 어떤 생각에서 이런 발상이 나왔는지 한심하다"고 말했다. 박모 교사는 "촌지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사회악이지만 인격과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해서는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전교조 전북지부 김지성 정책실장은 "도교육청이 그간의 교육 부조리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벌을 해놓고 유독 스승의 날을 맞아 양심선언을 하라고 강요한 것은 반교육적 처사"라며 "뇌물수수 교직원에 대해서는 교단에서 축출시키는 솔선을 하는 게 선결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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