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학 잘 하지만 격차는 OECD 최악

최은경 기자 입력 2016. 6. 27. 23:38 수정 2016. 6. 2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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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청소년들은 전반적으로 수학 실력이 뛰어나지만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그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최악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OECD 가 34개 가입국 등 총 64개국 청소년들의 2012년 국제학력도달평가(PISA)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방정식과 부등식(Equations and Inequalities)’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들은 가입국의 다른 학생들에 비해 수학 개념을 친숙하게 느끼고 또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 15세(고교 1학년)를 대상으로 3년마다 치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국제 학업 성취도 시험으로 수학·언어·과학 문제 해결력을 측정한다.

1차 방정식, 지수 함수, 2차 함수 등의 대수학 개념이나 다각형, 합동도형, 벡터 등 기하학적 개념을 얼마나 들어봤는지 5점 척도로 답하게 한 결과, 한국 학생들은 수학개념 전반에서 OECD 최고 수준의 친밀도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한국 학생들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학교 간의 계급 차이가 수학을 배울 기회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예컨대 1차 방정식 개념을 ‘잘 이해한다’고 답한 한국 학생의 비율은 사회·경제적으로 혜택을 받은 학생의 경우 84.5%에 달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51.0%에 그쳤다. 두 집단의 차이는 33.5%로 OECD 평균 24.5%를 크게 웃돌았다.

한국 학생의 수학 친밀도 역시 학생과 학생이 다니는 학교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12.5%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역시 OECD 평균 8.5%보다 높은 수치다. 덴마크는 1.2%, 핀란드는 1.4%에 불과했다.

또 보고서는 직업학교를 다니는 한국 15세 학생 약 20%에도 주목했다. 이들은 인문계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에 비해 사회 경제적으로 불이익을 받았을 가능성이 3배나 높았고, 수학에 덜 친숙할 가능성이 2배 높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사회·경제적으로 혜택을 받은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 사이에서 성취도 차이는 약 34%에 달했다. 이는 OECD 평균(18.8%)의 두 배에 달해, 조사대상국 가운데 가장 양극화가 심각했다. 이 차이는 대체로 사회·경제적 혜택을 덜 받은 학생들이 수학에 상대적으로 친숙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산술 능력은 구직에서부터 건강, 시민사회 참여 등 성인의 삶에 아주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며 “모든 학생이 동등하게 수학을 배울 수 있는 교육 과정을 마련한다면 사회 계층이동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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