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종합전형' 시대, 학생부 한 줄이 중요하다

2016. 1. 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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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 마중물

기말고사가 끝난 뒤 학기말은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기록과 오류 정정으로 교사들이 가장 바쁜 시기다. 특히, 대입에서 학생부 내용을 평가해 학생을 선발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고 있어서 교사들은 학생부 작성에 더욱 집중력과 전문성을 발휘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 역시 학생부 기록에 관심이 큰 것은 마찬가지다.

학생부 3번 ‘출결상황’을 쓸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장기결석(질병·무단결석)과 기타결석의 경우 ‘특기사항’에 그 사유를 입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타당한 사유를 적어야만 평가자들이 불성실한 학생으로 오해하지 않는다. 4번 ‘수상경력’에서는 교내상을 수상경력 이외의 어떠한 항목에도 입력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6번 ‘진로희망사항’에서 진로가 변경되었다면 7번 ‘창의적 체험활동’의 ‘진로활동’이나 10번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에 그 이유를 적어주는 것이 좋다. 진로가 바뀐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진로희망의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의사-외과의사-흉부외과의사’처럼 기술하면 진로활동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2016학년도부터는 ‘희망사유’ 항목 입력이 중·고교 전 학년에 적용된다.

대학들이 요즘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학생부 항목은 ‘창의적 체험활동’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다. 이 항목들은 학기말에 몰아서 쓰기보다는 수업 중에 일어난 학생들의 활동을 평상시에 기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율활동’의 경우 학교행사 등을 주로 적게 된다. 학생이 이 활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을 경우, 공통으로 입력하는 내용과는 별도로 특기사항을 입력해주면 좋다. ‘봉사활동’은 학생이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한 개인 봉사활동이면 좋다. 이 가운데 의미 있는 봉사활동은 특기사항에도 입력해야 한다. 특기사항이 500자로 줄었기 때문에 동아리활동을 쓸 때는 정규동아리와 자율동아리 특기사항을 적절히 배분해 쓰는 게 좋다. 정규동아리 활동은 모든 학생이 다 하고, 자율동아리는 일부 희망학생만 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율동아리를 많이 하는 추세다. 스포츠클럽활동 특기사항도 동아리활동 특기사항란에 기록할 수 있지만 들어갈 수 있는 글자수가 매우 적다. 이 때문에 많은 교사들이 정식 동아리 특기사항 위주로 기록을 한다. 진로활동은 진로를 정하는 과정과 그 과정 안에서 이루어진 진로탐색활동 내용을 적어야 한다.

8번 ‘교과학습발달상황’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수업 중 펼친 일련의 활동들을 교사가 평상시에 기록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학기말에 학생들에게 ‘자기평가서’를 받아서 보완하면 더욱 객관적인 자료가 된다. 형식적인 기록보다는 학생의 진로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사례 중심으로 작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교과담당 교사가 입학사정관에게 학생의 우수성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항목이므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뿐 아니라 수업시간에 열심히 참여한 학생들도 입력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항목은 수업과 관련된 학생의 활동 내용을 기록하는 매우 의미 있는 항목이다. 대학에서도 교과 교사와의 다양한 교류를 중요하게 평가하므로 ‘학습활동 참여도 및 태도’, ‘수행평가’, ‘발표 활동’ 등으로 기입 양식이 구체적으로 개선되면 평가의 객관성이 높아질 거라고 본다. 이는 학생부가 중요한 평가 척도로 사용되기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다.

9번 ‘독서활동상황’은 학생의 지적 호기심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수업시간에 생긴 지적 호기심이 다양한 독서 이력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기록으로 남는다면 더할 나위 없다. 수시모집에서는 3학년 1학기 자료까지 반영한다. 10번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작성할 때는 같은 내용을 반복해 기술하기보다는 수시로 관찰해 누가 기록된 1년간의 행동특성을 바탕으로 학생의 성장 내용을 총체적으로 기록해주어야 한다. 수시모집에서는 1, 2학년 기록만 대학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른 항목과 구별된다. 또한 앞선 항목들에서 누락된 내용을 기재하고 중요한 활동에는 의미를 부여해 강조해주는 최종적인 정리 역할을 해주면 좋다.

학생부는 구체적인 사실을 나열하기보다는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 배움과 성장 중심으로 기록하는 것이 좋다. 학생부만 읽고도 충분히 이 학생을 파악할 수 있도록 ‘추천서’라고 생각하고 총체적 평가를 해야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이 주목받는 만큼 교사가 쓴 한 줄 한 줄이 학생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작성해야 한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덧붙여 학생부 내용을 보고 학생을 뽑겠다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취지를 살리려면 교사의 잡무가 대폭 줄어야 한다. 학생부 작성이 학기말 ‘반짝’ 하는 연례활동이 안 되려면 교사들이 수업 그리고 학생과의 소통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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