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국편, 자질논란 교사에 "응모자중 괜찮았다"
[한겨레] 대경상업고에서 9년간 상업만
올 3월부터 한국사 함께 수업
한국고대사 박사과정 수료 경력
새정치 “어이가 없다” 비판
비밀 싸인 집필진에 우려 커져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 중 한명이 또다시 ‘자질 논란’ 끝에 자진 사퇴하면서, 집필진을 공개하지 않고 ‘밀실 집필’을 하고 있는 국정 교과서 품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국편)는 지난 10일 밤 “국정 교과서 집필진인 김형도 서울 대경상업고 교사가 올바른 역사교과서 편찬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하여 집필진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국편에 전해 왔다”며 “김 교사의 집필진 사퇴 의견을 존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김 교사가 지난 8일 동료들한테 “내가 국정 교과서 집필진”이라고 밝힌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고종사촌 동생이기도 한 김 교사는 9년간 상업을 가르치다 지난 3월부터 상업과 한국사를 함께 가르쳐온 것으로 확인돼 ‘전문성’ 논란에 휩싸였다. 국편은 보도자료에서 “김형도 교사는 교육대학원에서 역사교육(석사)을 전공하고 한국 고대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국편은 김 교사의 전공 경력을 감안하여 교사 집필진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편 관계자는 11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고대사 집필진에 응모한 교사들 중에서는 이분이 박사과정도 수료하는 등 괜찮았다”며 “이 정도면 교사 집필진으로서 충분하지 않나 싶었다”고 말했다. 고대사 응모자 중 김 교사보다 경력이나 전문성 면에서 더 나은 교사가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래엔> 교과서 집필자인 조왕호 대일고 교사는 “교과서 집필진에 교수 이외에 굳이 교사를 포함시키는 이유는 학생들을 가르쳐본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술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역사를 1년 가르친 경험으로는 아이들의 수준을 정확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편이 지난달 4일 현장 교원 집필진을 공모하면서 자격요건을 ‘역사 교육경력 5년’이 아닌 ‘교육경력 5년’으로 명시한 것이 이번 문제를 낳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몇십년간 역사를 가르쳐온 교사들이 수두룩한데도 고작 역사수업을 1년도 하지 않은 교사를 집필진으로 뽑았다니 어이가 없다”며 “정부가 자격도 안 되는 집필진을 구성해 엉터리 역사교과서를 만들려고 한다는 의심이 사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편은 지난달 23일 집필진 47명을 구성했다고 밝혔지만,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공식 집필진 구성 전에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만 대표 집필진으로 공개했으나, 최 교수는 여기자 성희롱 논란으로 이틀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 교사의 사퇴로 집필진은 46명이 됐고, 이 중 이름이 공개돼 있는 집필진은 신 교수 한 명이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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