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꿈만 같아요" 81세 최고령 수험생

2014. 11. 1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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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은평고 정문 앞.

고사장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수험생들 틈새에서 '백발 수험생' 조희옥(81·여)씨가 아줌마부대 30여 명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고사장을 향했다.

2년제 학력인정 평생학교인 일성여자중·고등학교 등에 따르면 1933년 5월생인 조씨는 이날 치러진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전국 최고령 응시자다.

학교 관계자는 조씨가 고사장에 들어가면서 교사 및 후배들에게 "나도 수능을 치르게 되다니 꿈만 같다. 정말 고맙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사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만학은 머나먼 이웃 이야기였다.

조씨는 여섯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일제 강점하에 오빠 두 명이 징용되는 아픔을 겪으면서 어머니를 도와 생업 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공부는 '사치'였다.

학업은 일찍이 포기했지만 가장 역할을 하면서 유일하게 흥미를 갖고 전념하게 된 일이 봉제였고, 지금까지도 봉제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결혼도 하고, 자녀들도 다 키웠지만 중학교 과정조차 마치지 못해 항상 가슴 한 켠에는 배움의 한을 품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2010년 우연히 마포구에 있는 일성여중고에 대해 알게 됐고, 한걸음에 중학교 과정을 등록해 79세인 이듬해 수십 년 만에 책을 다시 펼쳤다.

이후 4년간 자신이 사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서울 마포구를 오가며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조씨의 꿈은 평생 해왔던 분야를 살려 전통의상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다.

수능을 치르기 전 한 전문대 전통의상학과 수시 전형에 지원했다가 낙방했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고3 수험생 신분으로 수능을 치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며 "그동안 학교와 일터에서 배운 재능을 갈고 닦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옷을 만들어 남몰래 봉사하고 싶다"며 웃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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