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대학들은 이공계를 중심으로 산업 흐름에 발맞춰 미래 유망 산업 관련 특성화 학과를 신설하거나 기존 전공을 통합 또는 세분·특화하며 맞춤형 인재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졸업 후에 협력관계의 산업체와 정부·군 등에 취업하는 '계약학과'도 인기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최근 주요 대학에 신설된 학과를 보면 현재 우리 사회의 취약한 부분이나 국가 미래의 동력이 될 산업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의학, 스마트카 등 유망 산업 연구

미래 유망 산업의 흐름을 읽은 대학들은 앞다퉈 기존 이공계 학과를 재편하고 있다. 신소재·친환경·바이오·교통 운송·정보통신 같은 유망 산업 분야 인재를 육성할 특성화학과를 신설하고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성균관대는 2015학년도에 글로벌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학과를 신설한다. 바이오의학 분야는 의약품이나 고부가 식품, 정보기술(IT)과 융합한 의료기기 등을 개발하는 미래 유망 산업이다. 글로벌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학과는 바이오의학 분야에 집중한 특성화학과로 바이오 산업의 실무형 고급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목표다. 4년간 장학금 전액과 국내외 학회 및 심포지엄 참가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삼성그룹과 산학협력으로 만든 학과인 만큼 삼성 입사 때 특전이 주어질 것 으로 예상된다. 2015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전형 경쟁률이 77대 1을 기록할 만큼 지원자가 몰렸다.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는 기계자동차 분야만을 다루던 기존 자동차공학 관련 학과와 차별화를 내세운다. 그린카(친환경자동차), 스마트카(지능형자동차) 같은 전자·전기·정보통신을 결합한 미래형 자동차 산업 전문가를 양성한다. 기계공학, 전기·전자공학, IT·소프트웨어, 재료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융합 기술을 집중 교육한다. 학생들은 협력 기업인 현대차그룹에서 인턴을 할 수 있고, 취업 시에도 혜택을 받는다.

　이화여대는 뇌·인지과학 전공을 신설해 2015학년도부터 신입생을 선발한다. 뇌·인지과학 전공은 스크랜튼 융합학부 소속으로 학생들은 인문과학·사회과학·자연과학·법학·교육학·의약학 분야를 고루 심층적으로 공부하게 된다. 졸업 후에는 의약학 분야부터 과학·기술관련 정부부처, 첨단 생명과학, 교육 분야에까지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

계약학과 졸업 후엔 기업으로 직행

산업체와 협력을 통해 취업을 보장하는 '계약학과'도 인기를 끌고 있다. 4년 장학금, 해외 연수 등의 특전뿐 아니라 취업 시 특별한 혜택이 있는 만큼 해마다 우수한 인재가 몰린다. 채용을 일부 보장하는 '채용 조건형 계약학과'의 취업률은 85%를 넘어서 졸업생 10명 중 9명 정도가 취업에 성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계 기업이나 기관은 해당 기업과 업무에 대해 맞춤형으로 훈련된 인재를 모셔가는 식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계약학과는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다. 학생들은 4년 전액 장학금과 학비에 준하는 생활비를 받으며 공부하고 삼성전자나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할 수 있다. 성균관대는 2006년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출범한 이후 2011년 소프트웨어학과, 2015학년도에는 글로벌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학과를 삼성그룹과 협력해 신설했다.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는 현대차그룹, 소프트웨어 전공 학생은 삼성전자에 취업이 보장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첨단 무기, 사이버국방 전문가 양성 학과 인기

정보기술의 발달과 맞물려 국방 관련 학과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며 우수 인재가 몰리고 있다.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는 2011학년도 고려대와 국방부가 함께 만들었다. 최고의 IT 인재를 선발해 사이버테러나 사이버전쟁으로부터 국가를 방어할 사이버보안 전문장교로 양성한다는 목표다. 졸업 후에는 전원 장교로 임관하며 사이버사령부 근무가 보장된다.

　세종대 국방시스템공학과는 첨단 국방 무기를 개발하고 관리하는 군사과학기술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해군과 힘을 합쳐 만들었다. 해군함정·항공기·잠수함 및 첨단 무기 체계와 관련된 전자 및 정보통신공학 분야와 기계공학 분야 등의 교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공과대학 내 기계공학·항공우주공학·정보보호공학과 중 복수전공을 의무화해 다양한 체계가 통합되는 국방시스템공학의 전문지식을 갖춘 해군 장교를 양성한다. 졸업 후에는 해군 장교로 임관한다.

　아주대는 공군 국방 정보기술 분야 정예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국방디지털융합학과를 신설해 2015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졸업 후에는 공군 정보통신장교로 임관해 7년간 의무 복무한다. 제대 후 한국항공우주산업·방위산업체·국방과학연구소·한국국방연구원과 같은 국방 관련 산업에 진출할 수 있다.

봉아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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