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역사·지리·과학 배우며 재미 붙였죠"

박기석 맛있는공부 기자 2014. 8. 1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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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치러진 텝스(TEPS)에서 진기록이 나왔다. 열세 살인 윤윤지(광주 동아여중 1)양이 973점을 받아 상위 0.1%에 오른 것. 최고 등급 1+의 평균 점수가 932점인 것을 감안하면 이를 훌쩍 넘긴 윤양의 점수는 수석에 버금갈 정도다. 주로 대기업 입사, 대학원 입학 등을 위해 텝스를 치르는 고학력자 사이에서 고득점을 받은 중 1 윤지양의 공부 비결을 들어봤다.

윤양이 영어에 재미를 붙인 건 초등 4학년 때다. 윤양은 광주 삼육초 방과후수업에서 영어로 역사, 지리, 과학을 배웠다. 영어 역사 시간에는 한 나라를 조사해 모형을 만들었고,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만들어 발표하는 등 다양한 조별 활동을 했다. 윤양은 "영어 발표를 준비하며 재미를 느꼈다"며 "덕분에 텝스의 작문·독해 공부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말했다. "The citizens are governed by…. 당시 썼던 글의 일부예요. 선생님께서 '정말 잘 썼다'고 칭찬해 주셔서 아직 기억하고 있어요. 이때부터 생활에서 영어를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각종 모둠 활동과 퀴즈에 재미를 느끼자 다른 영역의 영어 공부에도 힘을 쏟게 됐죠."

윤양은 교수인 아버지의 안식년 때(2012년 7월부터 1년간) 미국에 갈 기회를 얻었다. 캘리포니아주 어바인(Irvine)의 한 공립 초교에서 공부한 그는 영어 원서에 푹 빠졌다. 국어 시간에 책을 읽은 뒤 토론 등 독후 활동 하는 게 무척이나 재밌었던 것. "문학 작품에서 비유적인 어휘나 표현을 찾는 게 재밌었다"는 윤양은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교사에게 질문했다. "한번은 '단조롭다'는 의미로 'in a singsong'(억양 없는)이라고 표현했는데 미묘하게 다르다는 지적을 받았어요. 왜 그런지 듣고 'monotonous'(단조로운) 등 다른 단어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려 선생님께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러자 예를 들어가며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더라고요. 단어의 미묘한 의미 차이가 엄연히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는 게 신기했어요. 이를 느끼려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모르는 게 많아서 질문도 더 많이 했죠.(웃음)"

이때 공부했던 습관은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쭉 이어졌다. 토론을 준비하던 것처럼 책을 읽고 △주제를 찾고 △글을 분석한 뒤 △자유롭게 글쓰기 하는 식이다. 이런 경험이 쌓이자 독해력은 높은 경지에 올라섰다. 미국에 가기 전 800점에서 900점 초반을 출렁이던 텝스 점수는 900점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게 됐다. 윤양은 문장을 통한 단어 암기법도 추천해 줬다. "외워야 할 단어를 집어넣어 문장을 만들어 보세요. 단어 뜻도 더 오래 기억에 남고 작문 실력도 높일 수 있습니다."

"글을 많이 쓰고 지식을 잘 전달하는 교수가 꿈"인 윤양은 여전히 영어 원서에 빠져 산다. 아직은 좋아하는 분야가 명확하지 않은 탓에 전공 분야는 못 정했다. 하지만 과학 분야 책을 읽는 등 다양한 지식을 쌓으려 노력하고 있다. 윤양은 "많은 경험을 통해 진짜 하고 싶은 전문 분야를 찾겠다"며 "우선은 미국에 있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교양 과목에 중점을 둔 학부 중심 대학)에 입학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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