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까지 집어삼킨 진보 교육 돌풍, 왜?

2014. 6. 5.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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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민주진보 교육'을 내세운 13명의 교육 수장이 탄생했다. 1945년 해방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른바 진보 교육감들은 서울(조희연), 경기(이재정), 인천(이청연) 등 수도권을 석권했다. 게다가 '보수 텃밭'이라는 부산(김석준)과 경남(박종훈)에서도 승리했다.

이밖에도 충청권에서도 대전을 제외하고 진보 교육감 후보가 교육감 자리를 차지했다. 세종 최교진, 충북 김병우, 충남 김지철이 그 주인공이다. 호남지역과 제주, 강원 또한 진보교육감이 승리했다. 광주 장휘국, 전남 장만채, 전북 김승환, 제주 이석문, 강원 민병희가 그들이다.

13대 4... 진보 교육 '돌풍'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들은 대구(우동기), 대전(설동호), 울산(김복만), 경북(이영우) 등 4곳에서 승리했다.

이런 결과는 한국의 근대교육 역사상 첫 이변이자 '돌풍'으로도 해석된다. 서울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우리 직원들 가운데 누구도 조희연의 당선을 예측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돌풍이 분 것일까?

우선 '진보 단합, 보수 분열' 탓이란 분석이 있다. 실제로 진보 진영은 광주와 대전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단일화에 성공했다. 반면, 보수 교육감 후보들은 17개 모든 지역에서 난립했다.

하지만 보수 교육감 후보 난립 현상은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16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보수교육감은 10명, 진보교육감은 6명으로 결론났다.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시도교육감 당선인

ⓒ 고정미

교육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진보교육감에 대한 학습효과가 컸다"고 입을 모았다. 혁신학교와 친환경무상급식을 추진하는 진보 교육감 지역에서는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고, 다른 지역에서는 '진보 교육감 지역'을 부러워했다는 것이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현 진보 교육감 지역 학부모들은 혁신교육 정책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원했고, 현 보수 교육감 지역에서는 혁신교육 정책을 추진할 인물을 기대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2010년 당선 뒤 진보 교육감 재선을 노린 강원, 광주, 전남, 전북지역은 선거운동 시작 단계부터 큰 수치로 앞서 나갔다.

겉으로는 '꿈과 끼'를 얘기하면서 속으로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외국어고 등의 입시경쟁학교들을 지원하는 이른바 '박근혜 교육'에 대한 심판이라는 분석 또한 설득력이 있다.

박범이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학부모들은 진짜 '꿈과 끼'를 키워주는 진보교육감의 혁신교육을 지지한다"면서 "자사고를 살리는 대신 혁신학교를 없애려고 한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예상 외로 고전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겉과 속 다른 '박근혜 교육' 심판한 것"

실제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을 비롯한 진보 교육감 후보들은 모두 자사고, 외국어고 등과 같은 특권학교 확대에 반대했다. 반면 이들은 혁신학교 확대와 함께 일반고를 살리겠다는 공동공약을 내세웠다. 이 공약은 '박근혜 교육'과는 상반된 것이다.

박미향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는 "전교조를 탄압하고 '세월호' 애도 교사들을 징계하려는 박근혜 정부를 견제하려는 국민들의 심정도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세월호 참사로 충격을 준 이른바 '가만히 있으라' 교육에 대한 반발심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질문하지 말고 순응만 하라'는 식의 교육체제에 대해 학부모들이 커다란 우려를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조희연 당선인은 승리 요인에 대해 "무엇보다 세월호 사고 이후 '우리 교육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라'는 학부모들의 뜻이 담겨 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이청연 인천교육감 당선인은 아예 선거운동 기간에 "당선이 되면 '가만히 있지 말라'는 교육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보수 후보들의 자충수도 한몫했다. 일부 후보들은 '좌파교육' '전교조 명단공개'란 글귀가 적힌 선거 현수막을 내걸었다. 일명 색깔론을 펼쳤지만, 유권자를 설득시키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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