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학원 소속 현대고, 교학사 교과서 채택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명예이사장으로 있는 현대학원 소속 고교에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 선정이 지난 30일 끝났지만 역사 왜곡·오류 논란에 휩싸인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들은 극히 미미하다.
권정오 전교조 울산지부장은 31일 "울산에 있는 현대학원 고교 3곳 중 현대고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고 전했다. 권 지부장은 "청운고와 현대공고 등 나머지 2개 학교에서는 교장이 역사교사들에게 교학사를 채택해 학교운영위원회에 올려달라고 부탁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교사들이 반대하자 원래 1학년 과정에서 배울 예정이던 한국사를 2학년으로 올려 교과서 채택을 내년으로 미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고 교무부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역사교사 세 분이 교학사 교과서를 1순위로 선택했고, 학교운영위원회에서도 역사교사들의 의견이 반영돼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고 말했다. 3월에 교과서를 받게 되는 신입생들이 불만을 제기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점수표가 있으니 선정기준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청운고 교무부장은 "1학년은 동아시아사를 배운다. 한국사 교과서는 신입생들이 2학년에 올라갈 때 채택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 측은 "정 의원이 교과서와 관련해 특별히 얘기한 적이 없다. (현대학원에서) 교학사 교과서가 채택된 것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지난 11일 김무성 의원이 이끌고 있는 새누리당 '근현대 역사교실'에 참석해 강의를 들었다. 김 의원은 지난 18일 열 번째 강연을 끝으로 시즌1을 마감하며 교학사 교과서 출판 좌절을 막은 것을 역사교실의 최대 성과로 꼽았다.
현재 파악 중인 교학사 교과서의 채택률은 미미해 최종 채택률도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전한 중간집계(30일 자정 기준) 결과 1% 안팎의 학교가 교학사 교과서를 선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는 91개 고교 중 포산고 1곳, 울산은 현대고 1곳, 부산은 2곳이 선택했고, 4·3사건 왜곡 기술로 논란을 빚은 제주에서는 한 곳도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확인된 436개교(총 445개교) 중 파주 운정고, 수원 동원고·동우여고, 여주 제일고, 성남 영덕여고 등 5곳이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집계 중인 경북은 성주고 한곳이, 대전·강원·충북·충남·세종은 현재 한곳도 채택하지 않았다. 전북에서는 자사고인 전주 상산고가 교학사·지학사 교과서를 함께 채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과목의 교과서를 2개 채택한 경우는 처음이다.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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