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대자보' 쓴 고교생, '선동죄'로 징계위기

2013. 12. 2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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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

A군이 서울 K고교에 붙였던 '안녕 대자보'.

ⓒ 제보 청소년단체

학교 담벼락에 '안녕 대자보'를 붙인 학생이 '학생 선동' 사유로 징계위기에 몰렸다. 지난 18일 교육부가 '안녕 대자보' 차단 공문을 보낸 뒤 벌어진 일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안녕 대자보' 쓴 학생 징계절차 착수

26일, 서울 K고와 서울시교육청, 청소년단체 등에 따르면 K고는 학교에 대자보를 붙인 A 학생에 대해 지도대책위를 계획하는 등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교장을 위원장으로 한 지도대책위를 연 뒤 오는 30일 개최 예정인 선도위원회에 해당 학생에 대한 징계 건을 상정하겠다는 것이다.

A군은 청소년단체에 보낸 메일에서 "아버지가 학교에 오셔서 이야기를 했고, ○○부장은 아버지에게 징계 사유가 '학생 선동'이라고 했다"고 적었다.

A군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 이 학생은 학교 외벽에 대자보를 붙였다. 이 학생은 대자보에서 "우리에게 강요되는 긍정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환각제"라면서 "저는 이제까지 문제적 인간이지만 오늘 그 침묵을 깨고 이야기하려 한다. 용기를 갖고 부정을 부정하자"고 호소했다. 긍정과 부정에 대한 일반 철학적 내용을 주로 적은 이 대자보의 제목은 "○○고 학생 여러분, 안녕들하십니까?"였다.

K고교 "(해당 학생) 교사의 대자보 지도에 항변했다"

그런데 이 대자보는 다음날인 20일 오전 7시 30분 철거됐다. 해당 학생은 "○○부장에게 철거에 대해 항의했더니 '대자보를 붙인 목적은 뭐냐, 봉기라도 일으킬 것이냐'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글씨를 못 썼다는 인신공격도 당했다"고 A군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단순히 대자보를 붙였기 때문에 징계를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학교 이 아무개 교감은 "교직원이 대자보를 떼어냈는데도 해당 학생이 반성의 자세를 갖지 않았다"면서 "다시 같은 내용을 손으로 쓴 전단지로 만들어 학생들에게 돌렸고, 교사의 지도에 항변하는 글을 학생들에게 알린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감은 "아직 해당 학생을 선도위원회에 올릴 것인지 지도대책위를 열지 못했기 때문에 징계에 대한 학교 방침이 결정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 < 교육희망 > (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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