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에 흥미 없던 아이가 달라졌어요"

2013. 11. 2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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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42개 중학교가 지난 9월부터 '자유학기제'를 실시하고 있다. 자유학기제를 실시 중인 부평동중학교 수업 장면.(사진=교육부)

전국의 42개 중학교가 지난 9월부터 '자유학기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시험을 치르지 않고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학교 재량으로 일반 과목 수업을 하는 대신 다양한 자율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는 학교들은 자율과정으로 '진로탐색활동' '선택프로그램활동' '동아리활동' 등을 다양하게 운영한다.

인천 부평동중학교는 '진로탐색활동'을 중심으로 자유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 1학년 학생들은 오전에는 국어·수학·사회·과학 등 기본교과 수업을 배우고, 오후에는 진로탐색활동, 문화·예술·체육활동 등을 한다.

월요일에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개발한 '창의적 진로개발 자료'를 가지고 3시간 동안 '자신'에 대해 집중하고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화요일에는 부평구 청소년수련관에 가서 공작, 난타 등을 배우고 학교로 돌아와 '모의창업'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창업 아이디어를 내 가상의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을 배우는 것이다. 수요일에는 학생들이 자신을 성찰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함께 사는 방법에 대해 배운다.

부평동중학교 표혜영 교감은 "자유학기제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대해 본격적으로 생각해 보게 됐고, 학교에 오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합니다. 학생 중에 결손가정 자녀인 학생들이 있습니다. 자주 학교를 빠지고, 생활이 불안정했죠. 정서행동 검사에서도 고위험군으로 나온 학생 3명이 자유학기제가 시작된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표정도 밝아졌습니다.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입니다."

"1학년 2학기만이 아니라 계속 이어졌으면"

일각에서는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지 않을 경우 학업성취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표 교감은 좀 더 크고 긴 안목으로 자유학기제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유학기제를 통해 학생들은 시험 스트레스를 접고 자신이 사는 세상에 대해, 자신이 주인인 삶에 대해 막연하지만 생각하는 계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나아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해 자유학기제를 마친 이후에도 생각을 연결하는 힘을 갖게 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자유학기제에 대한 반응은 좋은 편이다. 울산 연암중학교 학부모회장을 맡고 있는 최기화 씨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우리 아이가 달라졌다"고 말한다.

자녀가 재학 중인 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시범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최 씨는 처음에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중간·기말고사를 실시하지 않게 돼 자녀가 공부를 소홀히 하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씨는 "아이가 자유학기제 기간 중 시험을 치르지 않는다고 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시험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면서 기본 교과목에 대한 수업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국어와 미술 과목을 연계해 국어 수업에서 하회탈의 가치를 배우고, 미술 수업에서는 직접 하회탈을 만들어 보더라고요. 그 뒤 다시 국어시간에는 자신이 만든 하회탈을 쓰고 역할극을 해 보고요. 사회시간도 달라지더군요. 투표소를 설치해 직접 투표를 한다고 해요. 책 속에 갇힌 지식이 아니라 생생한 지식을 배우니까 훨씬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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