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현장 뒤늦은 개편수학 대비..사교육만 '호재'

입력 2013. 2. 24. 05:02 수정 2013. 2. 24.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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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2학년 담임 연수 한창..학원 '불안감 마케팅'

초등 1∼2학년 담임 연수 한창…학원 '불안감 마케팅'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지난 22일 서울시교육청 대강당에서는 초등학교 1∼2학년 교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창의과학재단이 주최하는 수학 교과용도서 연수가 이뤄졌다.

새학기부터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스토리텔링 수학'이 도입되는 것에 대비한 것이다.

강사로 나선 최성이 중대초등학교 교사는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전혀 부담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며 "수학을 쉽고 재미있게 배우자는 게 기본 취지인데 바로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 스토리텔링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집필진이 직접 하는 강의가 진행되면서 교사들은 그동안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스토리텔링형 수학이 무엇인지 감이 잡힌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중요 내용을 메모했다.

새학기가 불과 한 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처음 도입되는 스토리텔링 수학을 어떻게 가르칠지에 대한 교사 연수는 이제 한창인 모습이다.

각 지역교육청이 모든 1∼2학년 초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개정 교육과정 연수도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 교사에 대한 전보인사가 13일 이뤄진 후 지난주에야 비로소 담임교사 학년 배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교사들은 바뀐 수학 교과 준비에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여전히 많은 교사들이 수학 교과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연수에 참여한 김모(47·여) 교사는 "고학년만 주로 맡다가 오랜만에 저학년을 맡게 됐는데 솔직히 스토리텔링형 수학에 대해 잘 모른다"며 "큰 걱정은 하지 않지만 변화된 부분이 있다 보니 교수법에 대해 따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학 시간에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기존 교수법과는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 교사들이 개학을 며칠 앞두고서야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교사들조차 스토리텔링 수학이 어떻게 바뀌는 것인지 명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만연해 있다.

예비 초등학생 아들을 둔 최모(37·여)씨는 "수학이 새로 바뀐다는데 시험은 어떻게 치르는지, 부모로서 무얼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주변에서는 입학 전부터 수학학원을 다 보낸다는데 우리 아이는 따로 학원에 안 보내 불안하다"고 털어놓았다.

사교육업체들은 이 틈새를 노려 학부모들을 상대로 '광복 이후 최대의 수학 교과서 혁신'이라는 말까지 동원하며 '불안감 조성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달라졌는지 학부모가 먼저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 사이트는 물론 서울 강남이나 목동의 학원가 곳곳에서는 스토리텔링형 수학에 대비해야 한다는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스토리텔링 수학 지도교사 양성과정을 운영하는 업체도 생겨났다.

개편된 수학 교과 도입을 앞두고 사교육이 성행하는 것은 교육당국이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의 박범이 회장은 "정책 변경을 하기 전 일선 학교에서 대비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와 재정 지원을 해야 하는데 갑자기 시행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변화를 못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가 정보에서 뒤처지고 학습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다 보니 교육과정이 바뀔수록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학원으로 학부모들이 몰리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교사들은 이같은 수학 사교육이 오히려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을 맡게 된 이모(50·여) 교사는 "학원에서 풀이법을 미리 배운 학생은 자신의 힘으로 사고하고 추론할 기회를 박탈당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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