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바뀌는 우리아이 교과서 살펴보니..

입력 2013. 2. 15. 17:09 수정 2013. 2. 16. 10:1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책 같은 수학·과학, 더 재미있네..스토리텔링 사고력 수학·국어활동등 교과 개편호기심 키우고 토론 중시..창의융합 인재 육성

올해부터 초등학교 1ㆍ2학년과 중학교 1학년 교과서가 확 바뀐다. 2009개정교육과정이 본격 적용되는 원년이다.

개편된 초등 교육과정은 우선 전 과목 모두 총 6년 과정을 △1~2학년군 △3~4학년군 △5~6학년군 등 세 그룹으로 구분하는 점이 큰 변화다. 또 과목 수가 국어, 수학, 통합 등 세 과목으로 줄고 수업 시간도 단축 운영된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수학에 '스토리텔링형 사고력 수학'이 도입된 점이 크게 와 닿을 것이다. 국어 과목에는 '국어활동' 교과서가 등장했다.

통합교과는 기존에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로 나뉘었던 과목을 하나로 묶어 월별ㆍ주제별 교과서 체제가 됐다. 예를 들어 3월에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학교' 교과서를, 2학년은 '나' 교과서를 받는 식이다.

교과서 개편은 자기 주도 학습을 할 수 있는 창의융합 인재를 키우기 위한 목적이다. 국제비교연구(TIMSS)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학생들 수학 학업 성취도가 세계 최상위권임에도 불구하고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은 바닥권이라는 반성이 있었다. 이를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각 분야 전문가들 힘을 합쳐 융합ㆍ통합교육을 준비했다.

개정된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교과서 중 '여러 가지 모양' 단원에서는 학생들이 교실 내 물건을 정리하는 상황을 통해 직육면체, 원기둥, 구 등 모양을 찾고 분류하는 방법을 익힌다.

2학년 1학기 '길이 재기' 단원에서는 임금님이 생일날 입을 옷을 만들기 위해 재단하는 과정에서 길이를 재는 보편단위(㎝)의 필요성과 개념을 깨닫게 한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에서는 수학 교과서에 실생활 소재와 스토리텔링 방식을 도입해 학생들이 수학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스토리텔링'은 교수학습법 중 하나로 학습 내용과 관련 있는 소재, 이야기 등 상황(스토리)과 연계해 수학적 개념을 익히는 것이다.

기존 수학 교과서는 수학적 정의(공식)를 기술하고 관련 문제를 제시하는 딱딱한 내용으로만 구성돼 학생들이 학습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수학은 그저 공식 암기와 문제 풀이를 하는 과목으로 인식했다.

스토리텔링형 수학 교과서를 개발하는 과정에 수학ㆍ수학교육 관련 전문가뿐 아니라 동화 작가 등 스토리텔링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 풀이 과정에서 만화가 등장하는 것도 신선하다.

아직 수업에 본격 도입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지난해 9월 새로운 교과서를 일부 학교에서 시범 적용해 본 결과 많은 학생들이 이야기의 다음 부분을 궁금해하는 등 수학 수업에 대한 흥미도가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기존 수학과목이 답을 맞히느냐는 결과에만 집중했다면 이제 답을 도출하는 과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가 논리적 사고와 합리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함이어서 그 목표에도 부합한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 수학 교과서는 학습 내용을 기존보다 20% 줄였다. 대신 아이들이 활동을 통해 스스로 사고하는 기회를 넣었다. 과학 이야기에서 시작해 수학 문제를 풀어보거나 수학을 통해 음악의 원리를 익히는 융합적 접근(STEAM)도 들어 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교구를 활용해 미술이나 음악, 연극 등 활동을 경험하고 온몸으로 수학 원리를 익히게 된다.

흥미를 더 이어가고 싶은 학생들은 스스로 학습하는 '익힘책'을 챙겨서 집에서 보충할 수 있다. 워크북 형태로 된 이 책은 자기 주도 학습을 위해 고안된 것으로 붙임 딱지 등 교구를 활용해 스스로 풀어보기 좋게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교과서 체제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며 학부모들은 오히려 아이가 일상 생활 속에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함께 대화를 나누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개편된 교과서에 대해 현직 교사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시범수업을 1년간 진행해 본 송천숙 울산 내황초등학교 교사는 "교사들이 더욱 철저히 준비해야 하지만 학생들이 수업을 즐기면서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개편 교과서를 교사들이 제대로 지도할 수 있도록 연수를 진행하고 현장 적합성을 검토하기 위해 연구학교를 운영하며 대비했다. 지난해 시ㆍ도 교육청 중심으로 초등학교 교사 2만여 명이 연수에 참여했다.

통합교과 집필을 총괄한 정광순 한국교원대 교수는 "10세 미만 아이에게는 친숙한 주제를 중심으로 교과 내용을 모으면 학습 의욕이 더 잘 일어난다"면서 "이번 통합교과서는 철저하게 학습자 중심 체제를 택해서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는 순서를 정하도록 맡겨 참여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박형준 구몬학습 수학 연구원은 "개정 수학 교과서는 내용 면에서 '실생활 연계형 문항'과 '교과 융합형 문항' 비중이, 형식 면에서 서술형 평가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수학적 사고력과 계산력이 나란히 중요하기 때문에 유명한 수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게 하는 것도 스토리텔링 수학을 이해하는 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서 지도도 중요해지고 있다. 조애희 웅진씽크빅 교육문화팀 팀장은 "우선 주제를 정하고 관련 서적 3~4권을 같이 읽으면서 사고를 넓혀가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빛'을 주제로 책을 읽을 때 우선 과학영역 책에서 빛의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미술영역 책에서 빛으로 그린 그림을 감상한 후 위인전기에서 에디슨에 대해 배우는 식이다.

[이한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