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10대 난동 25분간 '학교는 무방비였다'

2012. 11. 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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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연합뉴스) 김도윤 권숙희 기자 = 만취한 10대 3명이 오전 수업 중인 고교에 난입해 25분간 난동을 부리는 동안 '학교는 무방비'였다.

최근 성범죄를 포함해 학교 안에서의 강력사건이 늘고 있는 추세여서 마땅한 학교 치안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5일 오전 7시께 경기도 연천 전곡고등학교 앞 편의점.

A(18·고1년 중퇴)군 등 10대 3명은 소주 5병을 사 인근 도로에서 나눠 마시며 학생들이 등교하기를 기다렸다.

A군이 좋아하는 여학생을 만난 이 학교 2학년생을 찾아 혼내주기 위해서다. 이 여학생 역시 같은 학교에 다녔다.

1교시가 시작될 무렵인 오전 9시께 만취한 이들은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은 채 정문, 운동장을 지나 교실 건물로 들어섰다.

건물 밖에는 10여개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었지만 이들을 막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사후 확인용이어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지 않아 누가 드나드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 곧바로 2학년 교실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갔다. 학교 안으로 들어선 지 채 10분이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다.

이들은 복도에서 소리를 지르며 혼내주려는 학생을 찾았다. 수업 중인 교실 문도 열어젖혔다. 1학년 학생과 어깨를 부딪히자 거침없이 주먹을 휘둘렀다.

시끄러운 소리에 교사들이 하나 둘 교실 밖으로 나왔고, 학생들도 복도 쪽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학교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1교시 수업은 당연히 중단됐다.

교사들은 황급히 A군 등을 교실 건물 밖으로 내쫓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남교사도 많지 않은 데다 갑자기 들이닥친, 이성을 잃은 10대들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고 교사들은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곧 실랑이가 벌어졌고, 이들은 이 모습을 촬영하는 한 교사의 휴대전화를 부수기도 했다.

다행히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한 경찰이 이들을 검거해 더 이상의 불상사는 없었다.

그러나 25분간 이 학교는 사실상 치안 무방비 상태였다.

일선 학교의 경우 야간 당직 교사와 수위직이 사라진 뒤 무인경비시스템과 CCTV로 대체됐지만 '현실적으로 범죄에 대응하기에 불가능하다'는 게 교사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A군 등이 만취해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 흉기라도 갖고 있었다면 큰 일이 벌어졌을뻔 했다"고 이 같은 우려를 대변했다.

경찰은 10대들이 술을 마신 채 학교에 들어온 자체는 처벌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수업 방해와 폭행, 기물 파손 등으로 처벌할 방침이다.

경기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방문객은 행정실을 거쳐 가도록 돼 있는데 출입증으로 (범죄)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예전처럼 모든 문을 잠가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없어 학생들이 안전하게 공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yoon@yna.co.kr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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