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내년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폐지' 일파만파

2012. 11. 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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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빽'있는 사람만 뽑겠다는 것"

"서울대 입학에서 최저학력기준이 없어지면 돈 많은 부잣집 아이들을 뽑겠네요." <네티즌 튤리>

"서울대가 내심 포스텍이나 카이스트 같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 <네티즌 가람님>

서울대가 내년 수시 입시전형부터 수능시험을 반영하지 않고 입학사정관 전형만으로 신입생을 모두 뽑기로 해, 교육계에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또 서울대가 수시 일반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없애고 전공적성 및 학업능력 등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은 소위 '빽' 있는 수험생들을 뽑겠다는 것이라는 네티즌들의 불만이 거세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는 내년 입시부터 전체 입학정원의 82.6%인 수시모집 신입생에 대해 수능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입학사정관 전형만으로 뽑을 계획이다. 100%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신입생을 모집 중인 포스텍 및 카이스트(KAIST)와 유사한 형태로 입시전형을 점차 바꾸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또 신입생들의 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 서울대는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폐지키로 했다.

서울대는 기존에 이미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2개 영역 이상에서 2등급 이상 정도로 요구, 1등급 이상을 요구해온 상당수 사립대보다는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왔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기로 한 것은 서울시립대에 이어 서울대가 두번째다.

■교과부 은근히 압력?

서울대가 입학사정관 전형의 비율을 크게 늘린 것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정책과도 연관성이 크다는 평가다. 지난 2012학년도 대입전형에서 서울대는 수시 모집의 논술을 폐지하고 입학사정관전형을 채택했고, 이번 2014년도에는 수시모집에서 수능을 적용하지 않고 모두 입학사정관제로만 신입생을 뽑기로 했다.

지난 2009년 이후 현 이명박 정부 들어 교과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교육 개혁은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요약된다.

이주호 장관은 최근까지 "앞으로 입시 제도는 크게 보면 수능과 논술 비중이 줄고 공교육 체계에서 얼마나 능력을 키웠느냐를 가늠하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차츰 늘어날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는 이어 "KAIST나 포스텍처럼 100% 입학사정관제로 학생을 선발하는 학교도 있고, 서울대처럼 빠르게 비율을 늘려가는 학교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 속도의 페달은 각 대학이 밟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얼핏 보면 대학의 자율에 입학전형을 맡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입학사정관 전형 확대를 이 장관이 부추겼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입시컨설팅 업체 분주

서울대가 입학사정관 전형을 크게 늘리기로 함에 따라 사설 입시컨설팅 업체들은 분주해졌다. 서울대의 입시정책 변화에 따라 대부분의 대학들과 고교의 입시 대책이 바뀌기 때문. 심지어 초등학생 때부터 서울대의 입시안을 준비하는 극성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 그동안 컨설팅업체들은 고1부터 고3까지 참여하는 '입학사정관제 입시 대비 전략 캠프' 등을 선보여왔다.

A입시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1학년부터 준비하는 편이 좋다"며 조기 교육을 부추겼다. 또 다른 교육 컨설팅 전문가는 "점수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갖고 있는 다양한 면이 오히려 더 중시된다"며 세밀한 준비를 주문했다.

하지만 올 연말 대선 이후 서울대의 입시전형이 또 바뀔 가능성도 적지 않다. 현재 3000여개에 달하는 복잡한 입시전형을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대선후보는 모두 간소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다음 정부에서 서울대의 입시 전형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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